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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이 보행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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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 가운데 절반이 보행 중 사고를 당했으며 보행자 사망사고가 난 곳의 대부분이 주택가 도로로 나타났다.

13일 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 시내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1년 시내 교통사고 사망자 5백7명 중 53.4%인 2백71명이 걷다가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서울시의 보행자 사망사고 비율은 일본(28.4%).미국(11.3%).프랑스(10.4%).네덜란드(9.8%) 등 선진국은 물론 국내 평균치(36.8%)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보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 중 73.8%(2백명)는 도로폭 12m 이하의 주택가 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 가운데 주택가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의 비율은 1995년에는 47%에 그쳤으나 98년 51%, 2000년 68%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14세 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의 경우 전체의 86.5%(38명)가 보행 중 사고를 당했으며 무려 36명이 폭 12m 이하의 좁은 도로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주택가 도로에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정부의 도로교통 관련 정책과 예산이 간선도로 건설과 정비에 편중된 데다 그나마 설치되는 교통안전 시설물도 노폭 13m 이상 도로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시정연은 이에 따라 2000년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보행우선지구'를 어린이 보호구역에 먼저 도입하고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곳에는 노상주차를 허용하지 않는 등 교통정책을 전환하도록 시에 건의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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