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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46년만의 사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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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633년6윌22일,「이탈리아」「미네르바」의 「산타마리아」교회안에는 음침하고도 살벌한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참회복을 입은「갈릴레이·갈릴레오」는 추기경·대주교·사제·재판소정리들에게 둘러싸인체 다음과같은 이단서약문을 읽었다.
『나 「필렌체」의 「갈릴레이」, 나이 70세는…공「그리스드」교 세계의 이단심문총감인 여러분앞에 무릎을 끓고 두손을 성스런 복음서에 얹고 서약합니다.
저는 충심으로부터 확신을 가지고 태양이 세계의 중심이며 부동이며 지구는 중심이 아니며 움직이고 있다는 우설을 거부하고, 비난하고, 이를 저주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시는 이런 협의를 받을 글을 발표하거나 주장하지 않기를 맹서합니다….』
이어 심판관의 판결이 떨어졌다. 『저서「천문대화」는 완전히 배포를 금지하고 신변은 검사성서의 감옥에 감금되고, 종교상의 고항으로써 앞으로 3년간 매주 한번씩 참회시편 7편을 읊으라-.』
그러나「갈릴레이」는 그 자리를 끌려 나가면서 저 유명한 말,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다.
10년이 넘는 고통이었다. 「로마」의 이단재판소에 끌려 온지도 1년이 넘었다.
그동안 그는 서서 죽느냐. 무릎을 꿇고 살아남느냐는 두 갈랫길에서 시름해야 했다.
결국 그는 살아남는 길을 택했다.
그는 순교자의 영광을 버린 것이다. 진리를 캐려는 그에겐 미완성의 일을 끝마치는게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는 승리한다는 신념이 있었던 것이다.
지난 10일 「요한·바오로」2세는「갈릴레이」의 「지동설재판」에 분명히 잘못이 있었다면서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실로 3백46년만의 일이다. 진실이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그처럼이나 오랜 세월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우쳐 준다.
생각하면 정의의 발걸음은 매우 늦다. 대신 어김이 없다.「갈릴레이」는 다행히 판결이 있은지 2주일후에 감옥에서 풀려나서 「시에나」로 추방되었다. 심문관들도 뭔가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갈릴레이」는 1642년1월에 죽었다. 교회는 끝내 그를 용서하지 앉았다. 그들은「갈릴레이이」가 선조의 분묘 가까이에 묻히는 것도, 묘비를 세우는 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이번 교황의 『사과』로써도 4세기에 걸친 오류의 역사가 씻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뭣이든 바로 잡고 넘어가는게 좋다. 뒤늦게라도.
새시대를 맞게된 우리주변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실과 사회정의는 결국 바로잡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가 있다. 그래서 또 살맛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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