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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곡 보급에 앞장서|엄정행(성악가·경희대음대 성악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성악을 시작한지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70년대는 정발 뼈가 깎이는 듯한 노력과 인내, 그리고 무척이나 쉼없이 나레게 보람찬 희망을 안겨다준 기간이었다.
가장 보람찼던 일이라면 먼저 나에게 성악가가될 결정적인 동기를 만들어준 모교에서 후배양성에 노력할수 있었다는 점과 성악과로서 나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는 우리가곡,「이탈리아」가곡,성가곡등 많은 어려움속에서 만든 8장의「레코드」출반이었다.
수많은 음악회·「오페라」등 책상속에 즐비하게 늘어선「프로그램」도 한편으로는 나의 70년대의 이력서라고 볼수있겠다. 그러나 이 이력서에 알찬 경력이 적혀있는 것이 아니라 혹시 그냥 나열에 불과한 쓸모없는 경력이 돼버린 것은 아닌가 하느 senfudna과 반성도 없지 않다. 어쨌든 70년대는 나와 우리가곡이 깊은 인연을 맺도록 해준 시기라고 할수있겠다.
우리가곡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 또 우리가곡을 널리 보급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을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자랑할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곡을 보다높은 차원에서 정립하여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애창할수있도록 변신시키고 확대해서 좋은 우리가곡들을 모아 연주할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는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한국가곡을 사랑하는 많은 음악인, 음악애호가와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 모두가 나의 음악생활에 더 용기를 불어넣어 줄수 있는 요소였다.
이런것들을 발판으로하여 80년대에는 낭만이 넘쳐흐르는 우리가곡을 세계속의 가곡으로 뻗어 나갈수있도록 노력할 작정이다. 그래서 10년이라는 긴시간동안 나의 작은 꿈을 이루었다는 기쁨보다 이제 예술의세계를 조금 음미할수있게 되었다는 자세로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허전함과 고독함, 그리고 부족함을 메워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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