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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금 길어져 시민생활이 달라졌다|포장마차들 큰 인기|고급술집은 불경기|더 빨라진 귀가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계엄이후 통금시간의 연장으로 시민들의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살롱」「나이트·클럽」「카바레」등 고급술집 등 손님이 뚝 끊긴 반면 뒷골의 포장마차들 때아닌 호경기를 리고 있다. 밤10시 이후이던 귀가 「러시아워」가 8시 전후로 앞당겨져 승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통금연장으로 애로를 겪으면서도 공단의 각 생산업체들은 정상가동을 위해 비장대책을 짰고 계엄하의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모두들 노력하는 흔적이 뚜렷했다.
포장마차 호경기
서울시내 중심가의 포장마차는 요즘 유례없는 호경기를 누리고있다.
종로·충무로·북창동 등 골목에 「가바이드」불을 밝히고 즐비하게 늘어서 꼼장어·닭똥집·해삼과 함께 식사로 우동을 파는 포장마차집들이 성시를 이룬다.
계엄선포 전만 해도 하오6시∼밤8시사이의 식사와 반주를 곁들인 초저녁 손님과 밤10시30분∼밤11시30분까지 주객들의 3∼4차 귀착지로 현상을 유지하던 포장마차가 계엄선포와 함께 성업시간이 하오6시부터 밤9시까지로 쉴사이 없이 손님이 붐벼 포장마차주인들은 즐거운 비명.
매상도 종전보다 50%정도가 늘어나 중심가의 목 좋은 곳은 하루 10만∼15만원 이상을 손쉽게 올린다.
이처럼 포장마차에 손님이 몰리는 까닭은 통금연장으로 인한 귀가시간의 부담감 때문에 잠시간 앉아서 마시는 고급술집 대신 「간단히 한잔」할 수 있는 포장마차를 찾기 때문.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뒤 골목길에서 영업을 하는 포장마차 주인 안순분씨(42·여)는 『포장마차개업 8년만에 요즘처럼 장사가 잘 되기는 처음』이라며 『초저녁부터 계속 붐벼 소주 3상자 정도 나가던 것이 2상자 정도는 더 팔린다』고 했다.
앞당겨진 「러시아워」
통금시간이 앞당겨지면서 퇴근직후와 밤10시 이후로 나뉘던 귀가 「러시아워」가 하오8시를 전후해 한꺼번에 몰려 변두리 지역의 승차난이 가중되는 현상을 빚고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근과 함께 곧바로 귀가를 서둘러 시내의 각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택시」정류장에는 하오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계속 크게 붐빈다.
미곡동·신길동 방면으로 가는 좌석「버스」가 출발하는 덕수궁 앞에는 하오7∼8시사이면 승객들이 20∼30m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시청앞·종각 등 지하철역에는 하오6시 이후면 매표구 앞마다 10여m씩 줄을 서 3∼4분씩 기다려야 표를 살 수 있다.
엄해진 통금 때문에 「택시」운전사들도 9시만 넘으면 차고방향 이외의 손님은 태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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