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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시해사건 수사결과 전모 발표|계엄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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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고 박정희대통령시해 사건은 『주범 금재규가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허욕이 빛은 내란목적의 살인사건』이라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가 6일 발표했다.
계엄사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육군소장은 이날 상오9시 육군회관에서 박대통령 시해사건전모를 발표, 『이사건은 군부 또는 여타 조직의 관련이나 외세의 조종이 개입된 사실이 전혀없으며 지난 6월부터 김재규가 단독으로 구상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 7면】
계엄사 합동수사본부는 주범 김재규·공범 김계원 전대통령비서실장등 7명과 증거인멸1명 이외에 관련혐의를 캐기위해 1백11명을 추가 소환심문하여 33명은 참고인으로 선정하고 나머지 78명은 훈방했다.
당초 김재규는 자신의 기반구축을 위해 대통령의 유고사실을 3일동안 보안유지하려했으며 김계원전비서실장은▲김의 차실장 살해계획을 알고있었고 ▲박대통령에 대한 총격을 재지하지 않았으며▲사건후 진상을 은폐해 긴급대책을 지연시킨 공범이라고 전장군은 발표했다.
전장군은 『미 CIA의 사건개입실온 한미간의 이간을 노린 공산권이나 북괴의 조작극』 이라고 말했다.
계엄사는 이사건을 계엄군법회의에서 공개재판할 방침이다.
발표개요는 다음과 같다.
◇범행동기=김의 범햅동기는▲평소 이권개입이 많다는 개인적 비위로 대통령으로부터 친서경고를 받은 바 있고▲근래에는 정국수습책의 거듭된 실패로 무능이 드러난데다▲군후배이며 연하인 차지철경호실강이 사사건건업무에 간섭하는 방자한 월권으로 수모를 당하고 있음에도 대통령은 차실장만 편애했으며▲부산·마산소요사태와 관련해 자신에 대한 인책 해임설이 파다하여 불안해하다가▲현정계인물중에는 자기가 대통령으로는 가장 적임자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현직의 주요인사와 군지휘관이 자기의 영향권안에 있다고 오만하여 법행했다.
◇육군참모총장 유인=김은 사건당일인 10월26일하오 대통령시해후 거사에 끌어들일 목적으로 정승화육군참모총장과 김정섭 중앙정보부 2차장보를 각각 전화로 불러 식사하자며 서울 궁정동소재 중앙정보부 식당별채에 불러 들였다.
◇정총장의 기지=김은 대통령시해후 정총장에게 급히 달려가 자신의 범행임을 숨긴채 대통령의 피격사실만을 알리고 「정보부로 가자」고 유인했으나 정총장은 군작전에 용의하다고 주장, 김과 함께 육본으로 갔다.
◇육본「벙커」회의=정총장은 이날 밤8시5분 김과 함께 육본 「벙커」에 도착해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군·공군참모총장및 한미연합부사령관(해군은 참모차장 참석)을 육본「벙커」로 불렀으며 이어 밤9시반께 국무총리·외무·내무·법무장관·김계원전실장·유혁인 정무 제1수석비서관이.「벙커」에 도착했다. 이때 김은 「대통령의 유고」를 알리고 2∼3일간보안을 유지하고 각의를 열어 계엄을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김계원에게는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군사혁명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체포=밤10시40분께 총리지시로 국방장관접견실에서 국무위원들이 모였으며 총리와 문공장관이 김의 주장과는 달리 계엄선포때 국민에게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계원은 김의 거사가 성공할수 없음을 알고 밤11시30분 옆방인 장관보좌관실로 국방장관과 정참모총장을 불러내 김이 범인임을 알렸다.
국방강관과 참모총장은 보안사령관과 헌병감에게 지시, 김을 유인해내 검거했다.
◇김계원범죄사실=궁정동 중정식당에서 김에게서 차실강을 살해한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묵인, 동조하고 김이 차실장에 이어 대통령에게 권총을 발사할 당시 적극저지하지 않았다.
김전실장은 또 국무총리와 경경실차장에게 대통령유고만 보고하고 병력출동의 필요가 없다고 말해 김의 체포를 지연시켰다. 또 육본「벙커」에서도 국무위원·육본참모진들에게 대통령의 피격사실을 알리지 않아 긴급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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