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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랭 불노동상 자살동기는 490만원짜리 별장터 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부동산투기에 관련됐다는폭로로 검찰수사를 받고있던「로베르·블랭」노동상이AFP통신에 유서를 방송한 후 자살한 사건은 「프랑스」정계에 너무 큰 충격과 격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미 「레이몽· 바른」수상이 극우주간지 「미니트」로부터 부동산투기 의혹이 폭로된 이후 풍자지「가나르·앙세네」가 「지스카르」대통령의 「보카사」 전중앙「아프리가」황제로부터 수차에 절쳐 30「캐러트」 짜리 「다이어먼드」를 비릇한 보석을 상납받았다는 폭로뒤 일어난 노동상의 자살은 「지스카르」행정부의 앞날에 검은 먹구름을 끼게하고 있다.
특히 노동상은 이미 2주전에 부동산사건이 「카나르」지에 의해 폭로되면서 제2차 폭로가 예고됐던 잇일을 하루앞서 자살했기 때문에 졍계에 대한 충격이 그만큼 큰것같다. 「카나르」지는 노동상의 비보를 듣고 2차공격을 철회했지만 이 풍자지의 폭로가 장관을 잡아먹었다는 세평을 부인할수없게 됐다. 「바르」수상, 「지스카르」대통령 일가가 유력지도 아닌 주간지에 의해 공격을 계속 받았을때 「프랑스」경제는 대통령임기 7년중 5년을 넘긴 「지스카르」행정부에 대한 일종의 정치공세로 일반은 받아들였었다.「다이어먼드」사건에 대해「키스카르」대롱령은 자신이 직접 국영TV를 통해 해명한다고 발표했으나 시기가 11월중으로 예정되어있었던 터에 이풍자지는 「드골」파로서 유력한 다음번수상후보로 꼽히고있던「블랭」노동상에게 화살을 겨누기시작했었다.
이번 「불랭」노동상을 자살로까지 몰아갔던 부동산사건이란 것도 우리의 생각으로는 지극히 사소한 내용으로 무시할수도있는 내용이다.
「르·몽드」지는 자살한사람도, 폭로위주로 경계를 벌벌 떨게하는 풍자주간지도모두 어리석은 일이라고 평했지만 국민에게 떳떳하지 못한 얼을 저질렀을 경우이고 공직에있는 사람까지죽음의 경지에까지 몰고가는 냉혹한 관료조직과 국민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16년간 장관 또는 차관경력으로 「루이」14세이후 최장수 각료의 영광을 안고있던 「블랭」 노동상은 수수일전부터 5년전에 샀던 남불요양지 「라마트르」의 변장구입에 의혹을 받았었다.
74년7월 별강건설허가를 받기전에 2h짜리 대지를 블과 4만 「프랑」(약4백90만원)에 샀었다. 바로 이 조그만 대지가 다음번 「프랑스」수상을 자살케 한 원인이 된 것이다.
이 대지는 「블랭」 노동상부저가 잘 아는 실업인인 「앙리·투르네」에 의해 이보다 1년앞서 「피에르·카뮈」 등 3명에게 팔렸던 땅이다.
74년4월「불랭」이 「투르네」와 구매협상이 전개되고있던 순간에 대지주인「투르네」는 대부분의 땅을 「홀리투어어」라는「스위스」회사에 전매하고 있었는데 두번에 걸쳐 팔린 이땅은 지역저당사무소에 등기되어있지 않았다.
등기가 안된 모호한 이유가 의혹의 대상이 됐다.「불랭」이 대지를 샀다는 사실을 알게된
「카뮈」등 3명의 소유주들은 이 모든사실을 「불랭」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냈다는 것이다.「불랭」노동상은 「투르네」가 토지사기라고 수사받으면서 구조를 요청했지만 손을 쓰지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투르네」가 50만프랑(6천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자 일부신문에 노동상의 부동산사건을 폭로했다는 것이다.『나는 죽기로 결정했다』는 서두로 AFP통신에 보낸 유서에서 「불랭」노동상은 2ha의 대지를 합법적으로 샀으며 또 합법적으로 건설허가를 얻어「바캉스」를 보내기 위한 단층집을 지어 청식으로 등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3명의 고발인들이 등기를 안한것은 그들의공증인의 잘못이며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진짜 대지증명을 갖고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그는 「투르네」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62년에 이웃지간으로 알게 됐으며 부인끼리가 소꿉친구였다고 밝히고있다.
「불랭」노동상이 밝힌대로라면 이것은 부동산투기도아니며 프랑스인이면 누구나 소유하는 크지않은 주택을 한채 더 가졌을 뿐이다.
그런데 그는 왜 자살을 했을까.
「불랭」노동상은 유서에서 젊은 한 검사의 각료를 겨냥한 맹목적인 수사를 원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를맡았던「방·림베크」검사의 수사는 냉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투르네」 집에서 수많은 증거를 입수, 곧「불랭」을 소환할 예정으로있었다.
검찰은 현직각료를 소환할 경우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기때문에 이 절차를 밟을 참이었다.
또 「블랭」은 유서를 통해「알램·페르피트」법사을 무정한인간인간으로 역시 원망했다. 『프랑스 병』 이라는 책의 저자이며 「아카데미·프랑세즈」회원원인 법상은「불랭」과 함께 「드골」파를 이끌어 왔던 지드자들중의 한명이지만 『그는 법집행을 잘 하는것 보다는 자기경력을 더욱 불안해했다』고 유서에서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그는 함께 뛰었던 일부 정치인들의 매정함을 유감스럽게 여겼다.
「파리」서남쪽 60km지점에 있는 「지스카르」대통령의 전용 사냥터인 「랑부예」숲속연못에 수면제룰 먹고 투신자살한 「불랭」노동상의 종말에 대해 미망인은 『그 영광은 자살로 보상되지 않을것이다』고 말했다.
「프랑스」정부를 초상집으로 만든 「불랭」노등상의 자살사건은 비단 「프랑스」뿐만 아니라 어느나라든지 정치는 무상하다는 진리를, 또한 매정하다는 교훈을 모두에게 던져주는것 같다. 【파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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