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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누비는 동맥 5,800km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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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 땅에 철마가 달린지 18일로 80돌이다. 1899년(구 한국 광무 3년) 9월 18일 제물포와 노량진(지금의 노량진역과 영등포역 중간) 사이 33·2km 의 경인철도가 개설돼 철마가 첫 발을 내디딘 뒤 꼭 80년이 됐다. 철도의 탄생부터 기구한 운명 속에서 파란 많은 민족사와 더불어 개화의 기수로서 온갖 역경에 시달려야 했다.
처음 미국인 「브르커」인 「모리스」에게 경인철도 부설권이 허가 되고 「모리스」는 이 철도 부설권을 일본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넘김으로써 우리 철도는 일본사람들에 의해 부설되는 운명이 됐었다.
착공 2년만에 경인선이 완공되고 기관차 4대, 객차 6량, 화차 28량으로 개통된 것. 이후 1년 뒤인 1900년 7월 한강철교의 준공과 함께 서울∼인천간 41km의 전구간이 개통됐다. 이로써 대륙침략의 야망에 불타던 일본은 우리 나라에 세력을 심는 확고한 거점을 마련했고 끝내는 만주대륙을 강점하는데 징검다리로 우리 철도를 활용했다.
당초 33·2km이던 당시 궤도가 지금은 총 연장 5천 8백 8km(영업선 3천 1백 58km)에 하루 수송량이 여객 1백 14만명, 화물 14만t. 80년의 시련 속에서도 철길이 1백 76배 가량, 수송량도 올해 수송계획이 여객 4억 1천 1백 40만명, 화물 5천 2백 20만t으로 해방직후의 46년에 비해 33년 동안 여객 8배, 화물 14배가 늘어났다.
또 열차도 여객열차 1천 8백 7량, 화물열차가 1만 6천 4백 20량으로 모두 1만 8천 2백 27량이 전국 73개 노선을 쉴새없이 누비고 있다. 기관차도 9백 15대, 이 중 50대가 재래식 증기기관차고 나머지는 모두 현대식 「디젤」 또는 전기동차 전동차. 전국 73개 노선 가운데 경부·경인·호남선(대전∼이리)이 복선화 됐고 중앙선(73년), 태백선·수도권(74년), 영동선(71년)이 전철화, 전철 노선만도 4백 28km에 이르렀다.
초특급 새마을호가 69년 6월 경부선에 등장함으로써 서울∼부산간을 4시간 50분대에 주파하고 75년엔 호남선에 새마을호가 운행,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단축됐다.
전국 5백 83개 역에서 철도가 1년간 벌어들이는 돈은 78년 한해동안에 1천 8백 95억 2천 4백만원(여객수입 8백 76억 2백만원. 화물 6백 69억 7천 2백만원).
올해는 2천 1백 10억 9천 4백만원을 벌어들일 계획이다.
또 철도 관련산업도 크게 발전해 객차가 59년부터. 화차는 63년부터 국산화했고 77년부터는 전동차를 생산하기 시작.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레일」도 올해부터 국산품이 나오게됐다. 객·화차는 수출단계에 이르러 객차 1백 42량. 화차 3천 3백 85량이 이미 외국에 수출됐다..
늘어나는 수송수요에 따라 충북선의 복선 및 경부선의 서울∼수원간에 복복선공사가 81년까지는 완공될 계획이다. 수도권의 경원선·용산선도 81년 완공을 목표로 확충공사중이다.
그러나 80년대 고도산업사회를 눈앞에 두고 급증하는 수송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철도가 안고있는 문제가 많다. 첫째 만성적인 철도적자를 메울 뚜렷한 대책이 없다. 또 영업선로의 확장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올해 여객수송 계획이 4억 1천 1백만 명으로 5년 전인 74년의 1억 6천 8백만 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선로는 기껏 15km가 늘어날 뿐으로 노선연장은 제자리걸음이다. 따라서 노선연장 없이 열차 운행 횟수만 늘어나 상대적으로 선로의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레일」을 제대로 바꾸지 못해 열차의 안전 운행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물동량이 급증하고있는 주요 선은 일본의 신간선 같은 고속 철도를 신설하고 승차표 발매의 「컴퓨터」화 등 장비의 현대화 없이는 근본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남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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