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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비판대에 오른|올림픽중계권 흥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의NBC-TV가 지난77년초소련으로부터80년 「모스크바·을림픽」경기의 독점중계권을 따내기까지의 치열한 경쟁내막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되고 있다.「워싱턴·포스트」지는 독점계약 뒤에는 굴육적인 조건을 받아들였다 해서 비판한바있다.미국의ABC·CBS·NBC등 3대 TV방송은 74년10월「빈」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80년 「올림픽」장소를 「모스크바」로 결정한 직후부터 치열한 중계권 쟁탈전을 벌였다.
5년전 「모스크바·올림픽」얘기가 나온 직후만 해도 중계권은 아예 ABC의 것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많았다.
왜냐하면 소 ㄴ측이 중계료로 1천만 「달러」(50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음을 안 ABC가 선수를쳐 이 액수를 소련에 제시, 이미 내락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ABC는 과거 8번의 「올림픽」경기중 6번을 중계한 경험이 있다.
CBS와 NBC는 즉각 IOC에 공식항의를 제기하고선의의 경쟁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돈을 물쓰듯하는 미국상업TV의 경쟁상을 잘 알고있는 소련측은 3대TV사장들을 「파티」에 초청해놓고 『ABC와 1천만「달러」에 약속한 것은 최종결정이 아니다. 사실은 우리가 원하는 액수는 2억1천만「달러」(1천50억원)』라고 했다.
얼마후 ABC는 3천3백만 「달러」를, NBC는 7천만「달러」를 제시했다. 잠자코있던 CBS의 「테일러」 사장은 『당장 이 자리에서 7천1백만 「달러」짜리 수표를 써줄테니 이것으로 끝내자』고제의했다. 그러자 NBC가 다시 7천3백만「달러」로 수정제의했다.
회심의미소를띠며 이 광경을 살피던소련대표는 『사실은 돈도 돈이지만 「올림픽」중계를 맡는 TV는소련정치제도의우수성도함께 방영해야한다』는 조건까지 내놓았다.
소련의 환심을 사기위한 작전은 점차 치열해져서 ABC는 『소련문화와 소련사람의 생활상』에 관한 특집을 1주일이나 계속했고 CBS의 「테일러」사장은 직접 「모스크바」로 날아가 「볼쇼이·발레」와 「모스크바·서커스」의 활약상을 「필름」에 담아와 이를 방영했다.
그런데도 소련측이 아무런 언질을 안주고 자꾸 값만 올릴 기미를 보이자 서로간의 싸움에 지쳐버린 3TV는묘안을 짜냈다.
그것은 3TV가 모두 독점중계를 포기하고 「공동중계」를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중계권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독일사람 「로터보크」였다.
CBS에 몸담고 있던 그는 비밀리에 소련과 협상하여 CBS에 주기로 거의 결정을 봐놓고 있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는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어느날 갑자기 NBC에 전화를 걸어 『전권대표를 만나자』고 제의했다.
NBC의 「스포츠」 책임자 「캘·린드먼」이 새벽같이 달려갔다.
식당에 마주앉아 「코피」를 마시던 「로터보크」는 호주머니에서 계약서 1봉을 꺼냈다.
놀랍게도 그것은 「라이벌」인 CBS가 쥐도 새도 모르게 소련과 8천1백만「달러」에 합의한다는 내용이었다.
담담한 표정의 「로터보크」는 『NBC가 돈몇푼 더쓰라』고제의했다.
그는『소련측에8천5백만「달러」(4백75억원), 나에게 「커미션」조로 1백만「달러」(5억원). 그리고소련의「시리즈」만 방영하면 된다』면서 『이것이 NBC에 대한 최종제안』이라고 말했다.
홍분한 「린드먼」이 본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모두 설명하자 NBC의 사장은 전화통에대고 『「오·케이」, 「오·케이」, 어제 「모스크바」의 여름날씨나 「체크」해두라』고 소리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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