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미국 보훈병원…사망 2년 뒤 진료예약 편지 보내

미국 보훈병원이 논란에 휩싸였다. 환자가 사망한지 2년이 지나서 진료예약 신청에 대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4일 미국 ABC 등 주요 위신들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고 있는 수전 체이스는 최근 매사추세츠주 보훈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 편지에는 흑색선종과 방광압 합병증으로 고생하던 남편 더글러스의 1차 진료예약을 잡겠다는 내용이 담겨잇었다. 편지 말미에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기 위해 빠른 응답을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인 더글러스는 이미 2012년 8월 병세가 악화돼 숨졌다. 남편의 치료를 위한 진료예약 신청에 대한 답변이 남편이 사망하고 2년이나 지나 도착한 것이다.

수전 체이스는 2012년 남편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보스턴에서 보훈병원이 있는 매사추세츠 베드퍼드로 이사해 그해 4월 진료예약 신청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았고 남편은 그 해 8월 사망했다. 게다가 남편은 보훈병원에서 진찰과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여군인 장례 혜택도 거부당했다고 수전은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보훈병원 측은 사과성명을 통해 "이번 일로 퇴여군인의 부인과 가족에게 고통을 줘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ABC 뉴스 측은 전했다.

한편 미국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한 보훈병원에서 퇴역군인 40여 명이 입원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보훈병원 스캔들'로 한동안 곤혹을 치뤘다.

미국 보훈부는 지난달 내놓은 자체 감사보고서에서 의사와 면담하기 위해 3달 이상 기다린 퇴역군인이 5만 7000여 명, 10년간 면담 일정조차 잡지 못한 퇴역군인이 6만 386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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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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