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정권 이라크式 교체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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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9일 "동북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미국의 목표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선 이라크에서처럼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외교적이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임을 여러번 밝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라크전이 사실상 끝나가고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지난 9일로 확정되면서 '다음 표적은 북한'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은 최소한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행동을 미국이 용인하는 한계선을 뜻하는 이른바 '레드 라인'과 관련, 그는 "특정 행동에 대해 특정 반응을 하면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문제는 단순히 군사 문제가 아니라 더 광범한 문제"라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실험▶미.일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봉인된 핵연료봉 재처리 등의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켈리 차관보는 또 "다자간의 대화가 미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북한이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북핵 문제를 장기과제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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