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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 신선하다! 화제작 릴레이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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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인터넷 예매(www.jiff.or.kr,www.ticketpark.com)에 들어간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흘간 열릴 올 행사는 지난해보다 작품수를 50여편 줄인 대신 상영 기간을 사흘 늘렸다. 영화제의 주인인 관객이 영화를 즐길 기회를 넓혀 보자는 뜻이다.

주최 측은 주상영관을 지난해 교통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전북대 문화관으로 옮기는 등 관객 편의에 신경을 썼다.

프리머스.씨네씨티 등 시내 복합상영관이 동참하면서 전주영화제의 결점으로 지적됐던 극장 시설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영화제는 사실 고민이 많다. 아직 부산만큼의 지명도를 쌓지 못했고, 대안.디지털 영화를 중심으로 나름의 색깔을 찾으려는 노력도 했지만 일반인과의 거리를 줄이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프로그래머의 잦은 교체도 문제로 꼽혔다.

올 전주영화제는 이 점을 십분 의식한 듯하다.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상업영화가 지배하는 평소 극장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영화를 제공한다는 원칙은 지키되 대안.실험영화란 부담감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무성영화와 콘서트의 만남을 시도한 소니마주 코너, 영화 제작진과 일반인의 대화를 주선한 필름메이커스 포럼 등을 신설해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그는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시네마 스케이프 등 기존 프로그램도 연령.계층.지역별로 안배하고 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올 전주영화제에선 30여개국에서 만든 1백70여편이 상영된다. 다른 영화제도 비슷하겠지만 상업성.흥행성 등 때문에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세계 각국의 화제작이 찾아온다.

특히 젊은 영화.디지털 영화.실험 영화의 현재를 집중해 보여주는 전주의 특성상 영화의 다양성을 직접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작은 박광수.박찬욱.임순례 등 저명 감독 여섯명이 참여한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여섯개의 시선'으로 결정됐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인권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안팎을 비판적으로 응시한 본격 옴니버스 영화여서 개막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폐막작은 1950년대 미국 중산층의 위선과 섹스, 그리고 인종차별을 섬세하게 포착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이 뽑혔다.

전후 일본 자본주의의 그늘을 고발해온 쓰키모토 노리아키 감독 회고전, 간결한 이미지로 일상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프랑스 감독 장 클로드 루소 특별전, 지구촌 곳곳의 오늘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부문은 올 영화제의 값진 수확으로 꼽힐 만하다.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에 저항하며 라틴 아메리카의 폭력적 현실을 담아냈던 브라질 감독 글라우버 로샤 회고전도 주목된다.

현장 예매는 22일부터 전주 영화의거리.전북대 문화관 등에서 실시된다. 관람료 편당 5천원.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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