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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의 뜻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현충일(6일)과 6·25의 날이 들어 있는 6월은「원호의 달」이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또는 6·25 적침때 이나라를 지키기위해 일신이나 가족을 돌보지 않고 신명을 바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가족들이나 그때의 전상으로 불구가 된 사람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긍지를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 원호의 달인 것은 다 아는 일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원호의 뜻을 범국민적으로 주지시키고 원호대상자들을 고무하면서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위한 갖가지 사업과 행사를 벌일 것이라고 한다.
무주택원호대상자를 위한 주택지원을 계속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원호대상자 1만명을 금년안에 취업시키며 피원호자에 대한 의료시혜도 확대, 중상이자의 병발질환에 대해 국비치료를 해준다는것등이 그 주된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정부지원과 각계의 성금으로 추진되고 있는 주택지원사업은 예정된 5천3백40가구 가운데 이미 3천1백여 가구가 준공되었거나 착공이 되었고, 나머지 2천1백91가구도 6월말까지는 건설계획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예년과 같이 원호대상자중 모범이 되는 근로자를 포상하며 불우원호대상자의 생계지원, 국가유공자 자활촉진모임 및 위문활동도 펼칠 것이라 한다.
원호사업은 흔히 있는 자선사업과는 그 성격이나 취지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우리가 독립주권국가로 번영과 사회적 안녕을 누리고 있는 것은 몸과 넋을 바쳐 조국의 오늘이 있게 해준 선열들의 희생위에서 가능했다는 점을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인식해야한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던들 우리들이 지금 이 순간 누리고 있는 삶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녔겠느냐를 생각할 때 그들의 유족이나 전란의 와중에서 팔·다리를 잃은 전상자들을 돕는다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너무도 당연한 책임인 것이다.
원호대상자를 돕는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생활의 기둥을 잃었거나 능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생계를 마련해주고 직장을 알선해주며, 또는 직접 생활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것등 금전적인 도움은 꼭 필요한 일이다.
정부가 벌인 성금모집으로 77년에 80여억원, 작년에는 1백25억원이 모여 각종 원호사업에 요긴하게 쓰여진 것은 국민들의「원호」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증좌로보여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같은 물질적 지원 못지않게 긴요한 것이 정신적으로 그들의 자부심을 고무해주는 일임을 강조하고 싶다.
비록 남들보다 생활은 넉넉지 못할망정 조국을 위해 몸바친 분의 가족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우며 떳떳한 것인지를 느끼도록 긍지를 심어주어야하겠다.
순국행위란 그 당사자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민족과 국가가 존재하는 한 그 가치가 사회화되고 내일의 빛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윤리의식을 한층 심화시키는 계기도 되는 것이다.
6·25가 난지도 어언 29년, 언필칭 선진국의 대열로 발돋움하는 비약적 발전을 했다고 하면서 아직도 그전흔을 말끔히 씻지 못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부끄럽기 조차 한 일이다.
정부는 80년도까지는 모든 원호대상자들을 자립시키는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거니와, 국민 개개인도 이 사업이 비단 정부에만 맡겨진 일이 아니고 자신의 도덕적책무임을 깊이 인식, 적극 협조해야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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