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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외환카드 합병 3년 후부터 수익 연 20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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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신용카드본부는 통합카드사 출범을 위한 ‘상품 및 마케팅 공동 프로젝트’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신속한 합병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비중 30%’를 핵심 전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올 초 발표된 ‘신뢰받고 앞서가는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부문에서 2025년에는 시장점유율(MS) 15%에 세전이익 5000억원을 달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금융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소매금융(Retail Banking)이며, 소매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신용카드가 앵커상품(Anchor Product)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이유다. 2009년 말 SK텔레콤과 국내 금융시장 최초로 통신과 금융이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사인 하나SK카드를 설립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하나SK카드는 국내 최초의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신용카드를 출시, SK텔레콤과 함께 모바일 카드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마켓셰어는 2009년 3.7%에서 올 4월 말 현재 4.8%로 확대됐다. 2012년 초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나서는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신용카드본부가 가맹점망 공동 사용, 상품·서비스 공유, 공동마케팅 등을 통해 300억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신속한 합병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맥킨지컨설팅의 자문 및 양사 실무진으로 구성돼 운영됐던 ‘신용카드 발전 TFT’에서 내린 결론과 같은 맥락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맥킨지컨설팅에 ‘하나금융지주의 신용카드 발전 전략’에 대한 자문을 의뢰했다. 맥킨지는 전체 신용카드사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영업 환경은 중소 신용카드에 갈수록 불리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가계부채 압박에 따른 소비지출 감소 등의 국내 경제 상황과 가맹점 수수료율 제한이나 마케팅 비용의 과다한 지출 같은 신용카드업계의 현황이 그같은 판단의 근거였다. 맥킨지는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신용카드부문의 조기 합병이 양사 시너지 확대에 기반한 독자 생존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 결론을 기반으로 2013년 7월 양사 실무진으로 구성된 신용카드 발전 TFT를 구성, 신용카드 발전 전략을 고민했다. 여기서도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는 규모가 작아 안정적 수익 창출과 내실 있는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상품 및 마케팅 공동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가운데)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현재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설립사무국은 긴밀한 협조 관계 속에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IT 통합 작업과 통합 카드사 출범 시 발매할 신상품을 개발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다. IT 통합은 약 700억원을 투자해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외환카드가 분사할 경우 고객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나, 이에 대해 철저하고 근본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약 300억원을 투자해 카드부문 분할 과정에서 은행 고객정보와 카드 고객정보가 혼재돼 운영되지 않도록 은행전산과 카드전산을 분리했다. 외환은행은 전산시스템이 물리적으로 분리됐기 때문에 금융당국과 고객들이 우려하는 고객정보 유출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6월 초 고객정보가 보관된 전산설비 및 전산시스템의 물리적 분리가 완료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6월 9~10일 이틀간 본인가 심사 관련 IT 부문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에 따라 본인가 승인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하면 시장점유율 약 8%로 중형 카드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나타나는 비용절감을 고객에게 되돌려 줄 수 있게 되고, SK텔레콤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 속에서 통신과 금융의 융복합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 카드사는 합병 3년 후 통합카드사가 연간 약 75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와 약 870억원의 시너지 수익 창출효과를 거두며 매년 약 1600억원의 수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합병 초기 통합 비용과 투자를 감안해도 3년 후부터는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하나금융지주는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과 관련해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로 전직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힌 직원은 카드본부 직원 604명 중 약 370명으로 60%을 상회한다. 하나SK카드 인력과 합칠 경우 통합카드사는 약 900명 수준의 인력으로 출발할 예정이며 차츰 규모에 맞게 인력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통합 작업 시 불거질 수 있는 통합카드사의 사명 결정, 급여 및 복리후생 제도의 통합, 인력의 재배치 등 합병에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들은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할 방침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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