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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끝내기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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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 탤런트 이선정도 곰의 겨울잠을 깨우지 못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9일 잠실 홈경기에서 기아에 1-6으로 져 시즌 개막 후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4연패했다. 팀 개막 최다 연패다.

방송 녹화차 두산의 일일 치어리더로 나온 이선정은 열심히 춤을 췄다. 연패로 분위기가 흉흉한 두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을지는 모르지만 외국인 선수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다.

두산 유격수 쿨바는 '시원한 방망이'라는 이름처럼 팀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 쿨바는 1회 박재홍의 평범한 타구를 1루로 악송구, 초반 분위기를 흐렸다.

3회초에도 좌익수가 처리했어야 할 플라이볼을 잡으려다 놓쳐 발 빠른 김종국을 2루까지 보냈다. 두 차례 모두 실점하지는 않았으나 주자가 3루까지 나가는 위기였다. 두산 선발투수 이경필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4회에 일이 터졌다. 기아는 선두 타자 홍세완을 시작으로 김경언.김상훈.이현곤의 연속안타와 이종범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았다.

쿨바는 7회말 최경환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 찬스에서 허무한 삼진으로 추격의 불씨를 껐다. 타이론 우즈 후임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쿨바는 네 경기에서 13타수 1안타에 삼진은 여섯개나 된다.

기아는 선발투수 최상덕이 7이닝 동안 산발 7안타(사사구 2.삼진 3)로 1실점하고, 하위타선이 적시에 터져준 덕으로 4연승했다.

삼성도 사직원정경기에서 롯데에 3-0으로 이겨 역시 4연승했다. 김한수는 23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고, 마해영은 9회 솔로홈런으로 홈런 공동선두(3개)로 치고 나갔다. 롯데도 두산처럼 4연패했다.

대전경기에서는 한화가 동점 2점 홈런과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린 고졸 4년차 이범호의 맹활약으로 LG에 4-3으로 역전승했다.

올시즌 처음으로 주전 3루수를 꿰찬 이범호는 1-3으로 뒤지던 4회말 동점을 만드는 2점 홈런을 터뜨리더니 9회말 2사후에 타석에 나와 LG 투수 장문석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메이저리그 승리 기록(2승)을 가진 조진호(SK)는 국내 프로야구 첫 등판인 문학 현대전에서 4와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사사구 3개로 7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현대가 7-3으로 이겼다. 현대 전근표는 3점 홈런으로 홈런 공동 선두가 됐고, 6일 롯데전에서 얼굴에 공을 맞아 25바늘을 꿰맨 심정수는 3회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기록했다.

이태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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