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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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타원형으로 곱게 곡선을 그린 동체의 상단에 봉황이 무궁화를 감싸날고 있는 「컵」.본체는 8백돈쭝의 은으로 만들어졌다. 그 위에 8돈쭝의 금이 입혀진 순은제의 「컵」.
직경 32cm에 높이 45cm, 장정이 혼자 들기도 벅찰만큼 묵직한 「컵」이다.
이것이 본사주최 대통령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전국의 고교 「에이스」들이 눈물을 흘리고, 열광하고, 성동의 원두를 그 함성으로 떠나가게 만드는 꿈의 대통령배다.
그것을 위해 전국의 젊은이들이 투지를 키우고, 의지를 기르고, 젊음을 불태우고 한다.
그런지 어언 13년.
그동안 해마다 경이를 낳고 신화를 낳고, 역사를 쌓아나갔다.
제1회때는 첫출전 첫우승이란 경북신화를 낳았고 제2회때에는 고교야구사상 첫 「굿바이.홈런」을 낳았다.
경북고의 3연패의 꿈이 깨진 3회때에는 첫 만루「홈런」의 한성이 서울의 하늘을 뒤흔들어 놓았다.
제5회때에는 무려 17회라는 대회최고연장기록을 남겼다.
경북고의 찬란하 3연패가 이뤄진 것은 제6회때였다. 이때부터 경북고는 대통령배를 3분의 2규모로 축소한 우승배를 영구 보존하게 되었다.
대통령배대회사상 가장 「드러매틱」했던 제9회때에는 3타석 연속 「호머」의 신화마저 낳았다.
대회는 또 해마다 새「히어로」를 낳는다. 그러나 우승의 영광과 기쁨은 어느 한 사람에게만 돌아가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한 「팀」, 한 고교, 한 지방전체에 돌아간다. 제9회때의 광주시민전체의 열광, 제11회때의 공주를 뒤덮은 감격의 눈물, 또는 12회때의 부산항도를 뒤흔든 흥분의 물결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교야구대회는 영광과 「히어로」만을 낳는 것이 아니다.
「노히트.노런」의 영광의 투수가 있으면 반드시 만류의 마지막 「찬스」를 놓치는 눈물의 타자가 있다.
통쾌한 「홈런」으로 열광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통분의 역전패의 쓰라림을 한해 내내 되씹어야하는 쪽도 있다.
그러나 패배의 견딜 수 없는 쓰라림과 좌절과 치욕을 딛고 불사조처럼 젊은이들은 자란다.
그리고 우승의 영광속에서 젊은이들은 자신과 신념과 긍지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도 패자에게나, 승자에겐, 선수에게나, 응원자에게나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명예와 공정 또는 인고의 정신을-.
오늘부터 제13회 대회가 열린다.
얼마나 눈물과 웃음으로 얼룩진 젊음의 「드라머」가 펼쳐지려는지. 얼마나 감격스런 새 신화가 마련될 것인지. 그리고 또 얼마나 자랑스런 추어거리를 낳을것인지 우리도 설레는 기대로 가슴이 부푼다.
(정정-작일 본란의 기상중 「워싱턴」은 「뉴욕」, 「산호완」은 「샌환」의 잘못이었기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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