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작가 최인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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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신의 희곡『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미「브록포트」대학 연극과학생들에 의해 공연되는 것을 직접 보고 최근 돌아온 작가최인훈씨는『원자자로서 매우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공연이었다』고 전한다.
지극히 토속적인 내용을 지닌『옛날 옛적에…』가 미국인들에 의해 공연되고 또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유에 대해 최씨는『자신의 작품이 관객이 공감할수 있는 내용과 극적 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우리 연극공연의 70∼80%가 풍습과 언어가 다른 외국작품이듯 우리것도 공감만 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외국공연이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특별히 자신의 작품이 선택, 공연된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한국작품의 미국공연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최씨의 의견이다.
『그러나 조오곤교수(「브록포트」대 연극과)의 세밀하고 걸맞는 번역, 한국춤을 지도해준 「엘레나·킹」여사, 연출자「존즈」교수의 정확한 작품해석등이 한데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최씨는 그래서 원작자로서의 엄격한 비평보다는 그들의 노고와 우정에 순수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고한다. 「브록포트」대학의 연극과는 매년 교수와 학생들이 합동토의를 거쳐 공연작품을 정하고 외국작품일 경우에는 반드시 원작자를 초청한다.
최씨의 경우도 그「프로그램」의 하나였던 것.
최씨는 한국의 현대 희곡이 미국인들에 의해 공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것이 계기가되어 한국작품이 계속 소개될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팀」이 해체되기전에 문화단체같은데서 미대도시 순회공연같은 것을 주선해 준다면 이번 공연의 성과가 더욱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예술가들의 진출이 너무나 미약한 지금 장사속이나 정치적 이해를 떠난 정서적교류를 계속추진하는 어떤 제도적인 기구나 힘이 생겨야 하겠다는 것이 최씨가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명확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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