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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크기의 고추를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식량난을 해결하려는 과학자들은 이제 조물주의 영역까지 침범할 정도로 대담해졌다. 몇가지 생물을 접합시켜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 내고자 도전한 것이다.
벼와 김의 세포를 접합시켜 염전에서 자랄수 있는 새로운 벼품종이라든가 배추와 마늘, 그리고 고추의 유전인자를 접합조작해서 이 3가지 식물맛을 내는 새로운 식믈체를 만들어내려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이와같은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 (KIST) 응용세포생물연구실장인 이성규박사 (42) 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박사는 지금 「토마토」 크기의 다수확고추를 만드는 연구에 열중이다. 고추와 「토마토」 의 세포접합이다.
이박사는 크고 적당히 매운 종의 고추세포에 주렁주렁 매달리는 「토마토」의 다수확을 결정해주는 유전인자를 결합시키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영양성분을 몽땅 열매에만 모이도록하는 유전인자를 첨가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러한 이박사의 연구가 결실되면 작년의 고추파동온 결코 일어나지 않을것이다.
이른바 유전인자 조작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학문을 「응용세포생물공학」이라고 한다.
모든 생물체가 각각 특성을 다르게 나타내는 것은 특유하게 지니고 있는 유전인자의 특성 탓.
유전인자는 세포핵속의 염색체안에 담겨져 있는데 생물의 종과 특성을 결정케하는 유전정보의 근원이다.
고등동물일수록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전인자를 지니고 있지만 보통식물은 수만개 정도의 유전인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등생물일수록 유전인자는 적다.
그러나 각 유전인자에 담겨져있는 정보를 완전히 파악하는 것은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 세포생물공학의 난관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이박사는 벼세포에 김의 유전인자를 이식, 염전에서도 잘 자라는 벼품종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이는 이미 정보를 알고있는 유전인자의 DNA ( 「디옥시리보」핵산)를 다른 세포에 이식, 그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약1천만개 정드의 세포로 구성된 콩잎사귀 한잎으로 1천만개의 콩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론도 요즈음 세포생물공학에서 각광을 받고있다. 우량중의 세포증식을 꾀하는 연구분야다.
이 분야에서 거의 실용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딸기가 있다. 크고 맛있는 딸기가 열리는 종의 체세포증식을 계속, 원하는 딸기종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박사에 따르면 지금 미국에서는 콩과 밀, 콩과 담배사이의 세포접합연구가 한창이다. 콩요식물은 공중질소를 고정할 수 있어 따로 인공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다수확이 가능해지기 때문.
이밖에도 광합성 「사이클」을 구명,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캘빈」 박사는 식물성 기름을 다량 생산하는 식물제조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꽃에서 향료를 만드는 유전인자를 추출, 무한정 고급향료를 생산할수 있는 연구도 활발하다.
이렇듯 과학자들은 앞으로 세포생물공학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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