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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하| 한국과학원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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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류의 역사상 자연관과 우주관의 확립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3사람을 꼽는다면 단연 「아리스토텔레스」 와 「뉴튼」 .그리고 「아인슈타인」이다. 『물·공기·흙·불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우주의 삼라만상은 생명이 있든 없든 그나름대로 지니고 있는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는 이른바「생체론」 (또는 생기론)을 주장한 「아리스트텔레스」는 고대 희랍시대부터 17세기까지 2천여년동안 서구사회의 철학계와 과학계를 지배했다. 「아리스토텔레스」 반기를 들고 실증되는 사실만을 진리로 인정하는 실증과학을 일으킨「뉴튼」 은 유명한 「만유인력」 을 발견, 새로운 우주관의 시대를 열어놓았다. 「뉴튼」 의 기계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1905년까지 서구사회의 철학및 과학의 발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뉴튼」 철학만으로는 우주와 자연의 질서체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물질의 기본구조인 원자의 미시세계이든 우주같은 거시세계이든 대자연의 질서체계를 설명하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적 사고는 필연적이다.
『물질없는 시공은 없다. 있는 것은 물질이 시공을 결정하는것 뿐이다.』 이렇게 갈파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과 그것이 현대 우주론에 끼친점을 요약해서 살피면 다음과 같다.
중력장속에서도 시간은 상대성이다. 즉 지구주변의 낮은 궤도를 비행하고 있는 인공위성의 시계는 더 높은 궤도를 비행하는 인공위성의 시계보다 늦게 간다.
지구에 가까와질수록 중력은 강해지고 비행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먼 곳에서 출발한 별빛이 큰 별 주위를 통과할때 그 진로는 직선이 아니고 구부러진다. 즉 빛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굽어진다.
천체의 중력장은 천체의 진동에 따라 교란되어 소위 중력파를 발생한다.
중력장방정식을 일정한 조건밑에서 풀면 「블랙·홀」 의 존재가 예언된다. 즉 만물을 안쪽으로 흡인만하는 존재다.
「블랙·홀」은 별의 종말을 뜻한다. 별은 열「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고 있을뿐만아니라 연료도 유한하기때문에 다 타고 나면 열압력은 소멸한다. 즉 반짝이는 별로서의 수명은 한정되어있다. 그후 별은 중력수축하고 종말을 고한다.
현대우주론에는 태초에 대폭발이 있었고 수10억년후 우주의 팽창속도는 만유인력때문에 떨어지면서 물질은 수많은 태양으로 이루어지는 은하에 집단화 된다는 우주생성에 대한 표준 「모델」 이 있다.
여러 가지 관측결과를 종합하면 우주 팽창은 대폭발후 약 6백억년이면 정지할 것이라고 한다. 우주가 팽창을 중지하면 다시 중력수축이 시작, 우주는 또다시 극도로 밀집한 기본입자로서 형성된다.
이렇게 해서 다음 대폭발이 준비되고 일어난다. 즉 우주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 하면서 우주는 결국 진동할 뿐이다.
그 주기는 6백억년의 2배, 즉 1천2백억년이다. 이같은 추리는 「아인슈타인」 의 상대론과 양자론에 근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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