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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 국제항으로 발돋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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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해송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명사십리-. 맑은 물과 은모래를 자랑하던 북평 해수욕장이 국내 최대 규모의 항구로 탈바꿈하고 있다. 착공 4년9개월, 오는 3월이면 2만t규모의 대형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시멘트」를 싣고 동남아 등 세계 각지로 뻗어나간다. 1단계 공사가 끝나는 연말까지는 5천t급 4척과1만t급 l척, 그리고 2만t급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국제 개항장이 된다. 이때의 연간 하역능력은 자그마치 1천만t.
부산(l천4백만t)에 이어 인천(8백70만t) 울산(I백40만t)을 앞지르게 된다. 내수면적 35만7천평에 펼쳐진 북평항은 계속 규모를 확장해 80년부터 2단계 공사에 착수, 83년이면 부산을 앞질러 연간 2천만t 하역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항구가 된다.

<4백72억 들여 확장 한창>
1단계 공사가 거의 끝나 3월에 일부 개항을 서두르는 북평항은 이 순간에도 우람한 중장비들이 괴음을 울리며 공사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동안 20m폭의 남북 방파제 2천4백40m, 총1천6백25평방m에 이르는 3개의 부두, 3천54m의 호안 시설, 3천5백5m의 임항 도로를 개설하고 거기다 북평역에서 2천50m의 철도를 끌어들였다.
그 동안 공사에 동원된 인력은 하루 7백명씩, 연30여만명을 기록했다. 이밖에 1백t짜리 해상 기중기 4대, 10t짜리「디젤·해머」5대 등 하루 2백70여대의 중장비가 투입됐다. 1단계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4백72억2천 만원으로 내자가 2백65억2천 만원, 외자 2백7억원이다. 74년6월1일 착공된 l단계 공사는 지금 67%가 진척된 채 3월부터는「시멘트」수출선을 내보내게 된다.
북평항의 건설 공사는 국내 어떤 항구보다 어려운 난공사였다. 그래서 육지를 파내어 물을 끌어들이는 굴입식 공법으로 인공 항을 축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사를 진두 지휘 하고 있는 건설부 북평 공업 지구 건설 사무소장 윤병호씨는『국내 기술진만으로 시도된 인공항 건설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새삼 자부심도 갖게 됐다』고 말한다.

<모래 위에 방파제 쌓아>
동해는 수심이 깊은 만큼 암반층도 깊다. 따라서 방파제를 모래층 위에 세우는 사상진수식공법을 택했다. 지상의 5층짜리「아파트」와 맞먹는 폭 20m, 길이 16, 높이 14.5m의「시멘트」구조물「케이선」(Caisson=잠함)을 만들어 모래층 위에 세워 나가는 공사는 바닷물을 가르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
이 거대한 구조물은 부력을 이용, 예인선으로 운반한 뒤 1조에 4명씩 30조 1백20명의 잠수부가 모래층 위에 암석으로 다진 수증 지반에 앉히는 작업을 한다. 지반이 고정되면 그 속은 모래와「시멘트」로 다져진다. 2천4백t 무게의「케이선」은 이렇게 하여 하나 하나가 7천3백t무게의 수중 암벽 방파제가 된다.
이같은「케이선」1개를 만드는데는「시멘트」7천6백 부대, 철근 15t이 들어 5천6백 만원이 소요된다. 지금까지 2천m의 방파제를 쌓는데 들어간「케이선」은 l백11개.
돈으로 따지면 60여억원이다. 부두시설 또한 어려움이 많았다. 육지와 바다사이1㎞폭의 백사장에 항만 시설을 하는 공사였기 때문에 자연 부두도 모래사장에 위에 만들어야 했다. 했다.
이같은 난공사 과정을 겪으면서도 인명 피해와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한일 정기 여객선 취항>
개항을 서두르는 북평항 건설 사무소의 긍지는 그래서 더욱 높다.
오는 연말 이 같은 대 역사가 끝나면 80년부터는 4백억원을 더 들일 2단계 공사가 착공된다. 2단계 공사가 끝나는 83년에는 5만t급 배 6척, 2만t급 6척, 1만t급5척, 3척 등 하루 48만5천t급 20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비, 쌍룡·동양 등 동해안「시멘트」공장들도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증설공사가 끝나면 연간 1천4백55만t의「시멘트」를 동남아 등 세계 24개국에 수출하게 되는 단일 항으로 북평은 명실공히 세계 제1의「시멘트」수출항이 된다.
80년에는 일본「쓰루가」항과의 사이에 5천t급의 한·일 정기 여객선이 취항되고 삼보와 묵호를 잇는 인구 30만명의 광역 도시가 조성되어 북평은 그 중심지로 발전하게 된다. <글 탁경명 기자 그림 김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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