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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가 외롭지 않다縣마다〃…성공한 대만의 노인복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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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시아」 각국은 구미에 비해 사회복지정책에서 크게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데다 근래에 와서 평균수명이 부쩍 늘어나 고령사회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다.

<고아· 미혼모등과 함께>
특히 일본은 77년 현재 남자가 72·69세, 여자가 77·95세로「스웨덴」을 앞지르고 세계최장수국으로 등장함으로써 노인복지문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조되고 이에 대한 시책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
「아시아」 제국가운데 가장 노인복지에 힘을 기울이는 곳은 자유중국이다.
유교의 경로정신과 삼민주의의 대동사회의 이상에 기반을 둔 대만의 노인대책은 내용이나 시설규모로 보아 세계적 수준이다.
대북시송산구복덕가200호 2만여명에 자리잡은 대북시립광자박애원-.
이곳에는 고아·지체부자유아·미혼모 등 2백50명과 함께 1천5백40명의 노인이 집단수용되어 그들 나름의 여생을 즐기고 있다.
1969년7월1일에 설립된 이박애원의 경로소에는 대북시에 주소를 둔 무의무탁한 생활능력이 없는 노인들이 무료로 수용되고 있다.
한번 이곳에 입소하면 뛰쳐나가지 않는 한 사망할 때까지 수용이 가능하며 l명이 사망하면 화장을 치른 뒤 대기지원자중 1명을 받아들인다.
원장 이계일씨는 자손을 찾게되어 나간 일은 있지만 뛰쳐나간 사람은 1명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입소희망자중 차례가 오지않아 못 들어오는 노인이 5백여명에 이르러 안타깝다면서 80년부터 교외의 더 넓은 터에 5층 건물을 짓게 되면 희망자 모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마다 용돈3천원 지급>
이곳에서의 노인생활의 특징은 완전한 자치와 자유생활.
아무때고 볼일이 있거나 세상구경을 하고 싶으면 흑판에 행선지와 귀원일시만 적어놓으면 되고 며칠이고 나갔다가 돌아와도 된다.
다만 아침7시, 상오11시30분, 저녁5시부터의 식사시간만 지키면 된다.
이원장은 노인들이 이곳에 들어오기전 오랜 세월을 틀에 매인 생활을 해왔으므로 이곳에서는 완전한 자유생활을 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면서 이때문에 시간표 같은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현재 수용된 노인은 65∼99세까지로 평균 연령은 70세.
모든 것이 무료일 뿐 아니라 용돈으로 매달 2백원(약3천원)을 지급, 외식이나 나들이 비용으로 쓰게 한다.
노인들이 기거하는 8개 건물의 경로소에는 선거에 의해 뽑힌 이장이 있고 6명이 함께 쓰는 방마다 실장이 있다.
건물마다 문강실이 있어 신문·잡지의 열람, TV·장기·바둑 등 오락을 즐길 수 있다.
각자의 기호에 따라 사진·회화·원예·수공예·꽃꽂이 등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데 취미에 따 라 평극연구사·회화연구사·국악연구사·화훼연구사·수공예품사·조각사·기예사 등 사단(단체)이 조직되어 각기 방1개씩을 사용한다.
종교를 믿는 사람을 위해 교회와 불당이 있고 1개의 여자경로소에는 미신믿는 방까지 있는 등 믿음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이밖에 의료소가 있어 정기적으로 건강진단과 예방접종·임상치료·입원치료를 하고 있으며 병세가 심하면 시립병원으로 보내 치료받게 한다.
눈이 나빠지거나 귀가 어두워지면 안경·보청기를 무료 지급한다.

<안경·보청기도 무료로>
세탁물은 매일 아침에 내 놓으면 저녁에 들려주며 주말마다 영화를 상영하거나 어린이들을 주로한 위문단이 방문, 노래와 춤으로 위로한다.
생일은 월별로 모아 하루에 지내는데 성찬과 함께 각종 여흥이 벌어지고 담배·수예품 등 선물도 춘다.
어디까지나 자기집에서 지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식사는 죽·빵·밥 가운데 선택한 주식과 육식·채식 등 반찬이 주요「메뉴」인데 매주 수요일에는 닭고기·돼지고기 등 특식을 제공한다.
자유중국의 인조화 시조라는 84세의 반우(판니우)노인도 이곳에 입소하여 노인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필요한 때는 시내로 나가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판니우」노인은『이곳에 들어오지 않고 출강만 해도 생활문제는 충분히 해결되지만 같은 처지의 노인들과 지내면서 이들이 즐거운 생활을 하는 것을 보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용희망자중 수용 못한 5백여명에게는 매달 7백원(약1만원)의 생활보조금이 지급되고 부부가 무의무탁하면 l천2백원이 지급된다.
대만에는 이같은 수용시설이 국립으로 현마다 l개소씩 있고 이양원이라는 사립도 생기기 시작했다. 자유중국정부는 모든 70세이상의 노인에 대해 1년에 한번씩 무료검진을 실시, 치료비는 부담능력에 따라 내게 하여 능력이 없으면 치료와 입원이 무료다.
「버스」·기차·비행기 등「택시」를 제외한 교통수단이용료와 공원·극장·전시장·박물관 등 의 입장료는 무조건 반액이다.

<최장수국 일도 대책고심>
일본은 65세이상의 고령자가 9백56만l천명으로 전체인구의 8·4%에 이르고 80세까지의 장수확률도 남자는 36·9%, 여자는 54·9%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정년은 55세까지가 41·3%, 60세까지가 33·7%나 되어 퇴직후의 생활문제가 큰 관심사다.
일본정부가 펴는 노인복지대책은 건강진단·의료비지급·재택기능회복훈련 등 보건의료대책과 노인가정봉사원제도·일상생활용구의 배급·보호자의 파견·무료직업소개소 운영·노인구락부설치 등 재택복지대책, 그리고 양호노인「흠」·유료노인「흠」·경비노인「흠」·노인복지「센
터」·휴양「흠」·휴게소 등 시설복지대책 등이다.
해마다 9월15일의「경로의 날」과 9윌l5∼21일의 노인복지주간에는 여러가지 위로행사가 벌어지며 그해에 l백세가 되는 노인에게는 수상이 기념품을 증정하는데 77년의 경우는 4백68명이 대상자였다. 대북에서 이돈형·장홍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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