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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에 기증된 수화유품(김환기)·도산초상화(안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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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괄수장은 처음>
□…두 화가의 유품 및 작품이 지난l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기탁되어 화재를 모으고 있다. 작고한 유학가 수화 김환기씨의 유품은 2백42점의 많은 분량인데 장기기탁형식으로 박물관에 보관케되었다.
또 재미화가인 농운 한기석씨는 도산 안창호샌생의 커다란 초상화작품을 고국에 기증, 최근 박물관에 수장됐다.
박물관에서는 진열에 필요한 유물이나 연구에 참고가 되는 자료를 기증 혹은 기탁받을 수 있는데 이번 김환기씨의 유품처럼 작고작가가 생시에 애용하던 일용문방구나 서학 등을 일괄 수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망인의 뜻따라>
口…74년 6l세로 별세한 김환기씨의 일괄 유품은 미망인 김향안여사와 따님들이 영구, 보존되기를 희망하면서 하나라도 헛되이 흩어지기전에 우선 박물관에 기탁해 놓은 것. 당초 유족들은 고인의 기념관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그 운영에는 막대한 기금을 필요로 하는 까닭에 현재로선 유보상태에 있다.
유품은 생시에 쓰던「팔레트」·「나이프」·붓·도장 등 화구를 비롯하여「파이프」·담배합·문갑·사방탁자·책상 및 완상품으로 지녔던 도자기와 서학에 이르기까지 작가생활에 소용됐던 광범한 비품들을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아틀리에」를 충분히 재현해 전시할 수 있으리라고 박물관측은 말한다.
유품을 분류해보면 그의 유화작품 수점을 포함하여 서화 66점, 도자기 35점, 목공품 99점, 옥석공예품 5점, 기타 37점.

<한기석씨가 제작>
□…재미교포인 한화백이 기증한 도산선생의 초상화는 1m22cm×91cm의 유화.
이 초상화는 당초 도산선생의 아들인 安「필립」씨가 도산기념관을 세워 걸기로 하고 제작한 것인데 78년2월 안씨가 작고했기 때문에 작가측에서 고국에 보존되길 윈한 것.
초상화는 흡사 청동판의 질감이 나게 채색했으며 화폭의 상반에 반신상을 배치하고 하단에는 어록을 새겨넣듯 썼다.
『참배나무에는 참배가 열리고 돌배나부에는 돌배가 열리는 것처럼 독립할만한 자격이 있는 민족에게는 독립국의 열매가 있고…오직 어찌하면 우리민족사회를 건질까하는 책임심 뿐이다.』

<수용태세 갗춰야>
□…구미각국에서는 위대한 예술가나 학자의 고택이 생시 그대로 기념관으로 꾸며진 예가 허다하다. 혹은 박물관·미술관의 한 「코너」 에 재현한 경우도 적지않다. 우리나라에는 고택 보존이라면 추사고택이 유일한 예이겠는데 그곳조차 기념관다운 성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또 이번 기증·기탁품들은 박물관보다 오히려 미술관에 흡수되어야할 성질의 물건들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직 그것들을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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