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또 1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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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장 납치사건>
율산 실업 신선호 사장(33)의 납치기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6일 상오 자수한 납치 차의 운전사 윤영우(33)의 자백에 따라 공범 김용운(34)을 경기도 광주군 광주면 장기리 자택에서 검거,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긴급 구속하고 달아난 주범 윤영철(27)의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주범 윤은 자수한 윤영우의 육촌동생이며 김은 윤의 누이와 결혼할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거된 김은 당초 사건이 윤영철의 계획에 의해 이뤄졌으며 자신은 윤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27일 새벽 윤영철과 『한탕하자』고 범행을 모의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경찰은 26일 하오 신 사장과 함께 피납 지점인 경제기획원 앞에서부터 탈출에 성공한 양재동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의 상황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범행 모의>
김용운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오4시쯤 윤영철이 연락해 그의 사무실(서울 종로구 종로5가 선화「빌딩」505호)에 가니 『구정은 다가오는데 돈은 없으니 한탕해서 자금을 마련하고 누이와 결혼해 살 집 값도 마련하자』고해 동의하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

<첫 대상은 김우중씨>
이들의 1차 대상자로 대우실업의 김우중 사장을 택했으며 피납자에게 먹이기 위해 종로5가 모약국에서 수면제 6알·「박카스」 3병을 6백 원에 샀으며 윤의 사무실 수면제를 으깨어 「박카스」 l병에 풀어 넣었다.
준비가 끝나자 25일 상오 9시쯤 김우중 사장실에 전화를 걸었으나 출장 중이라고 해 포기하고 율산 실업 신 사장을 범행 대상자로 택했다.
이들은 25일 상오 9시10분부터 신 사장과 통화하려 했으나 실패, 하오 1시30분쯤에야 직접 통화하게 되자 『모기관 비서실이다. 방위 성금을 갖고 나오라』고 말했다.
윤은 신 사장을 경제기획원 앞에서 태우고 삼청공원 입구 부근에서 김을 태운 후 고속도로 쪽으로 달리면서 수면제가 들어있지 않은 「박카스」 2병은 윤과 김이 1병씩 마시고 신씨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박카스」를 권했으나 신씨가 먹지 않았다.
당초 이들의 계획은 ▲수면제가 들어 있는 「박카스」를 신씨에게 먹인 후 신씨가 잠들면 돈을 빼앗고 ▲만약 신씨가 현금이 아닌 당좌수표를 갖고 있을 경우 주범 윤이 현금으로 바꿀 동안 신 사장을 태우고 경기도 여주까지 왕복하려 했었다.

<범행동기>
공범 김용운과의 일문일답.
-주범 윤과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지난해 6월 통일당 경기도 제4지구당(성남지역) 당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당시 H생명보험회사 외무사원이던 윤의 누이(31)와 알게 돼 결혼을 약속했고 윤의 집과 「오퍼」상 사무실에 자주 놀러 갔었다.
-범행동기는.
▲윤이 사업도 안되고 구정은 다가오는데 한탕 털어서 돈을 만들어 사업자금을 마련하자고 제의해 왔다.
일이 잘되면 집 한 채를 마련해 주겠다고 유혹하는 바람에 가담하게 되었다.
-재벌회사 사장을 택한 것은.
▲최근 벼락부자들이 많이 생겨 이들이 돈을 많이 갖고 다닐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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