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비왕, 고별회견도 없이 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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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테헤란 16일 로이터합동]「모하메드·레자·팔레비」「이란」왕(59)은 16일 하오 1시 8분(한국시간 하오 6시 38분) 1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수개월에 걸친 국민의 반왕정유혈 「데모」에 굴복하여 지난 38년간 유지해온 왕정체제를 건져보려는 마지막 노력을 포기하고 「파라」왕비와 함께 특별기 편으로 「테헤란」교외「메라바드」공항을 뗘나 사실장의 망명길에 올라 얼마 후 첫 기착지인「이집트의「애스원」에 도착했다. <관련기사2면>
그간의 반왕정「데모」와 소요에 시달려 초췌한 모습을 한 「팔레비」왕은 이날 하원이 「샤푸르, 바크티아르」수상정부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 1백 49대 43 기권 13표로 신임을 결의한 직후 예정했던 마지막 고별기자 회견을 취소하고 왕비와 함께「헬리콥터」편으로 왕궁으로부터 공항에 도착하여 극소수의 왕실측근과「바크티아르」수상, 상·하원의장, 기타 몇몇 고위관리들만의 전송을 받으며 한없이 눈물을 홀리며 전용기인 청백색「보잉」707특별기에 올라 출국했다.
「팔레비」왕은 관영 「파스 (PAS) 통신을 통해 발표한 간단한 출국성명에서 『나는 전에 말한 바와 같이 몸이 피로하여 휴가차 떠나며 우선 「이집트의「애스원」으로 갈 것이다. 나는 16일 의회의 신임을 획득한 「바크티아르」정부가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잡아 미래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팔레비」왕은 또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단지 휴식을 위해 떠난다』고 말했으나 얼마나 오랫동안 해외에 머무를 예정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시일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귀국은 나의 건강상태에 좌우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팔레비」왕은「테헤란」을 떠난지 얼마 후 「이집트의「애스원」에 도착하여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안와르·사다트」「이집트」대통령을 비롯한 「이집트」지도자들과 외교사절들의 모든 예식을 갖춘 영접을 받았으며 곧 「나일」강의 한 섬에 있는 호화「호텔」로 직행했다.
「이집트」의 중동통신은「팔레비」왕의 「이집트」체류기간은 밝히지 않았으나 그는 며칠간「애스원」에서 휴식을 취한 후 궁극의 목적지인 미국「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호화저택으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비」왕은 미국으로 가는 길에「빈」을 방문, 그의 주치의의 건강진단을 받거나 「스위스」에서「스키」를 즐길지도 모른다고 관측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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