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⑤ 김태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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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며 “정당개조 출발점은 공천제를 혁신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7·14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호(재선·경남 김해을) 의원은 개헌을 화두로 걸었다. “정치를 바꾸려면 개헌을 통해 승자독식 구조를 깨야 한다”는 논리였다.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의 집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 대표 경선에 나선 이유가 뭔가.

 “세월호 참사는 패권적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권의 민낯을 드러냈다. 통일·교육·안전 등은 화제가 안 된다. 왜? 표가 안 되거든. 상대편만 죽이면 다 가져올 수 있으니까. 이걸 안 깨면 미래가 없다. 5년 단임제와 국회의원 소선구제로 상징되는 87년 체제는 수명이 다 됐다. 개헌 논의가 국가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소신으로 경선에 출마했다.”

 - 의원 임기 2년 단축 같은 공약은 파격적이다. 후발주자의 노이즈마케팅이란 비판도 있다.

 “당장 동료 의원들이 ‘이게 무슨 얘기냐’고 물어온다. 선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의원은 빨리 퇴출시켜야 한다. 선거 한 번 치르는 데 3000억~4000억원 정도 든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조원이 넘는다. 선거 비용은 투자다. 정치의 물을 맑게 해야 시스템이 맑아진다.”

 - 대표 경선을 진짜 혁신 대 가짜 혁신의 싸움이라고 주장하는데 뭐가 혁신인가.

 “당이 청와대의 눈치만 본다.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파벌 뒤에 숨어 이전투구 중이다. 난 도의원, 군수, 도지사를 지내며 풀뿌리부터 시작해 서민의 아픔과 분노가 체화돼 있다.”

 - 잠행에 가까울 정도로 공개 활동이 적었다. 왜 그랬나.

 “2010년 총리 낙마 후 유권자들이 기회를 다시 줬다. 성찰의 계기였다. 그때 ‘공부가 안 돼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원대한 꿈이 있어도 동지가 없다면 더더욱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라는 걸 절감했다. 많은 사람을 만났다. 뜻을 같이하는 ‘가치 연대’라고 할 만한 이들도 사귀었다. 만나야 이해하고 이해해야 믿음이 생긴다.”

 - 인물이나 풍채·언변 등 하드웨어는 최고인데 소프트웨어가 약하다는 평이 있다.

 “(크게 웃으며) 소프트웨어는 빌리면 안 되겠나. 곳곳에 훌륭한 이들이 있더라. 내가 모자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당·청 관계에 대한 평가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출장소가 돼버렸다. 당의 출장소가 청와대여야 한다. 당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의미다. 출발점은 공천제 혁신이다. 권력자의 눈치가 아닌, 국민의 눈치를 보도록 바꿔야 한다.”

 - 많은 이들이 김 의원을 총리에서 낙마한 정치인으로 기억하는 게 현실이다.

 “요즘 (총리) 후보자들을 보면서 먼저 깨져본 사람으로서 만감이 교차한다. 개인적으로는 성찰의 계기이자, 약이 됐다. 그러나 지금의 신상털기식 청문회에선 누가 총리가 돼도 누더기가 될 거다. 검증의 잣대는 엄격해야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통령제를 통해 부통령이 책임총리 역할을 해야 한다.”

글=권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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