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통사고·화재·살인·익사|얼룩진 신정연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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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고로 얼룩진 신정연휴였다. 경남남해에서 「버스」가 굴러 9명이 뭍에 빠져 숨지는가 하면, 화재로 한가족 3명이 소사하는 등 대형사고가 많았다. 서울·경북 등지에서 5건의 살인사건도 발생했다. 연휴4일간 전국에서 일어난 큰불은 45건으로 12명이 불타 숨지고 11명이 부상했으며, 교통사고는 모두 3백92건이 발생, 사망 49명·부상 3백92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교통사고>
【남해=허상천기자】2일 하오5시20분쯤 경남남해군창선면지족리 도선장앞 비탈길에서 남흥여객소속 경남5아2017호 시외「버스」(운전사 박종복·37)가 미끄러져 수심 9m의 바다에 추락, 「버스」승객10명 중 황소순씨(42·여·남해군창선면상신리290)등 9명이 익사했다.
사고는 운전사 박씨가 시동을 걸어둔 채 차체를 고정시키는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겨놓고 용변을 보기 위해 자리를 비운사이 「디젤·엔진」의 진동으로 「브레이크」가 풀어져 경사15도의 비탈길을 타고 5m쯤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가 일어났다.
사고「버스」는 이날 하오5시쯤 창선면 수산리에서 도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승객을 받기 위해 창선면당항리를 출발, 하오 5시10분쯤 사고지점에 도착하여 승객 10명을 싣고 대기중에 있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정상학군(15·여수고교1년)은 「버스」가 느린 속도로 뒷걸음질쳤으나 「엔진」소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바다 속에 차체가 들어가면서 사고난 것을 알고 수심5m쯤에서 수압으로 열려진 출입구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사망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황소순 ▲곽소연 ▲이정희 ▲이성인 ▲박봉연(42·여·창선면상신리475) ▲장두례(40·여·창선면상신리464) ▲김처녀(42·여·창선면상신리464) ▲오또술(43·여·창선면당저리187) ▲이연아(72·전남여수시연작동3통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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