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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연구소 개설 늘어나 달라질 KIST역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잇단 학문연구소 설립에 이어 민간기업도 자체연구소 설립대열에의 참가 열이 높아가고 있다.
이미「코오롱」,금성통신, 포항제철, 쌍용, 동양「나이롱」,태평양화학 등 8개 민간연구소가 설립되었고 이어「럭키」,대한전선·삼성전자·대자중공업, 기아산업, 현대중공업, 금호 「타이어」, 한국「프라스틱」등11개 기업이 내년 초에 연구소설립을 서두르고 있어 바야흐로 우리 나라에서도 기전연구풍토가 조성되어 가고있다.
그 동안 우리 나라 연구개발의 대명사로 군림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에 강력한 도전자가 한꺼번에 10여 개 기관이 생겨난 셈이다.
이로 인한 KIST고급두뇌의 유출과 일부 연구실의 폐쇄로 KIST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KIST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천병두 소장(52·금속공학)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민간연구소나 전문연구소의 설립「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조금씩 인식되어 가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허허벌판을 외롭게 혼자 걸어온 KIST가 이제야말로 얘기가 통할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난 기분이다.』
이등 연구소의 설립으로 KIST의 역할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한 것 같은데-.
『창설 후 지금까지 도입기술의 소학개량을 주로 하여 산업계와의 계약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선진기술의 소학개량·품질관리·제품시험검사 등은 이들 연구소에 맡기고 KIST는 그 동안 축적된 연구경험과 종합연구수행능력을 바탕으로 장기대형과제수행의 중심체가 되어야할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그래서 78년 말을 전환점으로 해서 1차로 마련한 것이「기술자립에의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내년부터 83년까지 총6백10억 원을 투입하게될 국책 적 장기대형연구사업계획이다.
소재의 국산화개발, 두뇌집약 특화산업 기술개발.「에너지」및 자원위기극복을 위한 종합기술개발, 환경보호 및 보건관리를 위한 종합기술개발, 지역사회개발을 위한 종합연구 등 민간이나 전문연구소가 하기 힘든 국가목표에 부응하는 과제에 전력투구할 예정이다.
또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항공기 국산화를 위한 재료개발·항공전자장치·설계능력배양을 위해 KIST가 참여할 생각이다.』
-상당한 의욕이 엿보이는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IST에도 체제상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미 연구실 단위에서 연구 부 단위로 경영체제를 쇄신 정비했다.』
-KIST의 확장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안은 없다. 우선 최근 2∼3년간1천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인원을 4년 후에는 1천5백 명으로, 그리고 다음4년 후에는 2천명 선으로 확대, 명실공히 세계 속의 연구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KlST의 역할증대와 함께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러한 사업은 KIST의 의욕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에 대한투자의 인색은 이미 투자해 이루어놓은 성과까지 망쳐버린다는 점을 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KIST의 경험으로 미뤄 신설 민간연구소에 바라고싶은 점은-.
『우리 나라 산업계는 외형과 양만 알았지 질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질을 추구한다는 「메이커」의 성실한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첨단기술은 더 늦기 전에 남보다 먼저 도입을 해야한다. 그리고 일단 도입을 했으면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만 비로소 도입기술의 진가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주는 자체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투자하고 당장 그 몇 배를 회수하려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점올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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