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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대한민국-러시아전, 광화문 열기 뜨거웠다 "제발, 한 골만 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한민국 러시아’.

광화문 광장의 열기는 브라질 못지 않았다.

18일 오전 7시 (한국시각) 대한민국은 브라질의 쿠이아바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른 시각에 시작된 경기였지만 일찍부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경기가 시작될 즈음에는 광화문 광장을 꽉 메웠다.

MBC ‘무한도전’ 응원단도 열기에 가세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전 4시부터 서울 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2014 희망의 거리 응원 ‘외쳐라 대한민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경기 중간 중간에도 구호를 외치며 응원을 주도했다.

시민들은 각양각색 ‘붉은악마’ 패션을 선보였다. 붉은악마 머리띠와 티셔츠를 착용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으로 ‘GO! KOREA’나 축구공 모양을 그려넣은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섹시한 의상을 착용한 여성들도 있었다. 등이 훤히 보이는 붉은악마 티셔츠나, 몸에 딱 붙는 레드 드레스를 입기도 했다. 한국을 응원하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태극기 머리띠를 쓴 채 열심히 “Korea!”를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주영과 교체되 들어간 이근호가 후반 23분 골망을 흔들었다. 시민들은 동시에 일어나며 환호성을 질렀다.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껴안으며 흥을 나눴다. 광화문 광장이 떠나갈듯한 함성이었다. 무한도전 응원단은 응원가를 틀며 흥을 돋궜다. 골 넣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환호성은 계속 됐다.

6분 후, 러시아의 케르자코프가 동점골을 기록했을 때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시민들은 마음의 준비를 한 듯 큰 동요는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갈수록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제발, 한 골만 더!” 간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시민들은 외쳤다. 전광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면 탄식하다가도 이내 “잘하고 있어”라며 타국에서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선수들을 다독였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시민들은 이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안양에서 온 김남이(32)씨는 “다 같이 보니 더 재밌더라”며 “초반에 정말 잘했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던 그는 “출근 시간이 다 돼서”라며 급한 모습이었다. 바쁜 시간에도 잠을 줄여가며 광화문으로 모인 시민들의 모습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향한 최고의 응원이었다.

광화문=남록지 인턴기자 rokji126@joongang.co.kr
[동영상·사진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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