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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우리 아이에게 더 이로운 백신은?

중앙일보

입력

미래소아청소년과의원
김태형 원장

올해 5월 1일부터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전면 무료화 되었다. 폐렴구균에 노출될 경우 뇌로 균이 들어가는 '뇌수막염', 혈액에서 균이 증식하는 '패혈증', 기관지 염증인 '폐렴', 귀 고막이 붓는 '중이염' 등을 앓게 된다. 이들은 영유아기에 자주 앓는 질병이지만 간혹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행한 일인데, 올해 5월 1일부터는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무료로 도입되면서 엄마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이 고가였던 만큼, 아이를 키우는 가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되어 소아과의사로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기쁜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온 엄마들은 폐렴구균 백신이 2가지라는 사실에 선택의 혼란에 빠지게 된다. 13가지 폐렴구균 혈청을 가지고 있는 13가, 10가지 폐렴구균 혈청이 있는 10가 백신 중 어떤 백신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에게 상의를 하자니 바쁜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둘 다 무료인데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별 생각 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 조금 더 이로운 백신접종을 고려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백신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폐렴구균은 시대나 지역에 따라 유행하는 균이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 5세 미만 영유아에서 폐렴을 일으키는 흔한 혈청형은 19F(33.7%), 19A(13.5%), 14(10.0%), 23F(9.6%), 6B(7.0%), 6A(5.8%)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13가 백신인 프리베나 13에만 포함돼 있는 3개 혈청형(19A. 6A, 3)의 비중이 국내 유행균 전체의 27.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3가 백신에만 포함되어 있는 19A는 다제내성이 90.6%로 항생제 내성률이 높고 침습성 질환, 폐렴, 중이염 등 심각한 질환을 흔히 일으키는 혈청형으로 알려졌다. 13가 백신은 백신에 포함되어 있는 13개 혈청형이 일으키는 폐렴, 급성중이염, 침습성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고, 10가 백신은 백신에 포함되어 있는 10개 혈청형이 일으키는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의학적인 정보를 토대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한다.

이번 폐렴구균 백신 무료 접종은 기존에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중단했던 5세 미만의 아이들도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은 2세 이상 5세 미만 아이는 13가 백신 1회, 또는 10가 백신 2회를 접종하면 필요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

이제 비용 고민은 사라졌으니,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아서 의사 선생님과 충분히 상의 후에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또 하나의 징검다리를 튼튼하게 놓아주자.

※ 본 칼럼은 외부 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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