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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룩 배의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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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1면

아름다운 인체라면 누구나「그리스」조각을 연상한다.
「런던」의 대영 박물관에 있는 "3인의 여신", 「프락시텔레스」의 명작 "「큐니도스」의 「아프로디테」" 또는 "「미로」의「비너스」" "아름다운 엉덩이의 하나님아프로디테」"등에 나타나 있는 풍만한 여체의 하나님볼륨」과 화사한 곡선의 아름다움은 여체의 이상 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세상에는 경탄할 일이 많다. 그러나 가장 감탄할 만한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이렇게 「소포크라테스」도 말했다.
이런 인간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남자도 예외는 아니다. 옛「그리스」남자들은 모두 신화 속의「아폴로」나「라오콘」처럼 멋진 육체미를 가지려 했다.
철인「소크라테스」도 오후에는 매일같이 체육관에 가서「보디·빌딩」을 했다.
옛「그리스」의 어느 조각을 봐도 배에 비곗살이 없이 임금왕자가 멋지게 새겨져 있다.
그러니까「그리스」의 이상주의는 배에 왕자를 새겨 넣는 일이나 다름없었다.「그리스」 이상주의를 되살려 낸「미켈란젤로」의 조각에 하나도「불룩 배」가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인체 중의 배는 여성의 경우에는 알맞게 풍만하고 남성의 경우에는 기름기가 전혀 없어야 가장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빅토리아」여왕 시대의 신사나 "전쟁과 평화" 의 주인공들은 정장을 할 때 배를 바짝 죄어 맸다.
「스페인」의 투우사나「댄서」들은 요새도 배를 감는다.「리얼리즘」을 지향했던「로댕」도 배부른 남성 상은 하나도 만들어 내지 않았다.
아무래도 배의 세겹살은 흉측스럽다. 「똥배」 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그럴 법하다.
의사들은 혁대 구멍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수명이 5년 씩 줄어든다면서 질색이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최근 영국의 여성들은 살짝 부른 세겹살 배의 남성을 좋아한다고 한다. 최근에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다.
현대의 남성은「그리스」의 영웅이나 거인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리시에」의「브론즈」상도 제법 아랫배가 두툼하다.
아무래도 영국의 여성들은 심미성보다는 실리 성을 더 찾고 있다는 얘기인가보다. 돈 있는 불룩 배 호남이 빈털터리 홀 쪽이 미남보다 좋다는-.
물론 배의 두께가 호주머니의 두께와 비례한다는 전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니면 아름다움의 척도가 크게 달라진 탓이라고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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