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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치안, 불안하긴 해도 과장된 것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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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은 국토 전 지역이 범죄의 온상일까. 강도와 소매치기로 가득한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사상 최악의 위험한 대회일까. 브라질에서 월드컵 지원 업무를 수행 중인 이문형(39) 남양주경찰서 경정과 이재흠(28) 마포경찰서 경사를 17일 브라질 쿠이아바 시내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월드컵에 대비해 브라질 경찰국이 만든 국제경찰협력센터(IPCC)에 파견돼 지난 8일부터 브라질에 머무르는 한국인 보호 임무를 맡고 있다. 대회 기간 내내 한국 축구대표팀을 따라 이동하며 서포터스와 교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통계로 보면 브라질은 ‘고위험도 국가’다. 지난해 기준 10만 명당 살인 사건 발생률이 29건으로, 한국(10만 명당 1건)의 29배에 달한다. 하루 평균 살인 사건과 무장강도 사건은 각각 129건과 3139건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살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11.4%가 브라질에 몰려 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한국이 H조 조별리그를 치르는 쿠이아바·포르투 알레그리·상파울루는 브라질 내에서도 치안이 불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정은 “브라질이 한국에 비해 안전하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면서도 “알려진 내용 중에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부분도 적지 않다. 정해진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범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정이 제안하는 안전수칙은 총 네 가지다. ▶개별 행동을 자제할 것 ▶이동할 땐 현지 정보를 미리 파악할 것 ▶어두운 곳에 가지 말 것 ▶안전하다고 알려진 지역에서도 긴장을 풀지 말 것 등이다. 이 경정은 “진짜 위험한 사람들은 범죄조직원과 전과자, 파벨라(빈민촌) 거주자”라면서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 이런 사람들과 마주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경사는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혹시 범죄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상파울루 총영사관이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개최도시마다 운영 중인 임시 영사 사무소에서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17일 쿠이아바에 입성한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 원정단 또한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반우용(42) 붉은악마 회장은 “총 107명이 한국에서 건너왔다”며 “참가자 전원이 철저한 단체생활 규칙을 따르고 있다 ”고 말했다. 붉은악마가 도시 간 이동에 사용하는 버스에는 두 명의 무장 경호원이 대동했다.

쿠이아바=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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