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가난을 이기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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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 훈장을 저 혼자 받아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마을주민들이 모두 합심해서 이루어진 결정입니다.』 6일 광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새마을훈장 자조상을 받은 충남예산군대흥면하탄방리 새마을지도자 박한룡씨(34·사진)의 수상소감이다.
-새마을 사업에 뛰어들게된 동기는.
『해묵은 가난을 이겨보기 위한 생각이었지요. 특히 예당저수지 공사로 마을 대부분이 수몰되는 시련을 겪게돼 전체 주민들이 단합할수 있었습니다.』 박씨의 마을은 예산읍에서도 30여리나 떨어진 예당저수지 상류에 자리잡은 산간마을. 숯을 구워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전형적인 가난한 마을이었다.
-맨먼저 손을 댄 새마을 사업은.
『고립된 마을에 시원한 통로를 만들기로 결심했읍니다. 예산읍과 연결되는 진입로 4km를 2년8개월만에 완성하고 나니 새마을 사업을 성공시킬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습니다.』
예산농고를 장학생으로 졸업, 건국대축사과에 합격했으나 가난때문에 진학을 포기한 박씨는 한때는 불량배로 전락, 부모의 눈물겨운 설득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제대후에는 송탄우체국의 임시직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새마을 운동에 뛰어든 박씨의 지도아래 마을주민들은 힘을 합쳐 물이 넘쳐흐르는 예당저수지역 2km의 도수로를 연결, 3단계 양수시설을 하고 퇴비증산·공동취사등 협동작업으로 신품종 벼 집단재배에 성공했다.
『지금은 마을 장학회까지 만들어 매년 6명에게 장학금을 주고있습니다.』 28세의 청년지도자로 새마을사업에 뛰어든 박씨는 이제는 34세의 노총각. 『새마을사업에 열을 다하다보니 장가마저 늦었다』며 수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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