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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무엇이 문제인가|가족학회 주최 세미나 지상중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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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결혼-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아래 제2회 한국가족학회 (회장 이효재) 「세미나」가 2일 이화여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결혼과 사회」(유종호·이대영문과) 「결혼과 법률」(김주수·성대) 「결혼과 철학」(정대현·이대철학과) 「상담을 통해 본 결혼관의 변화」(엄신자·가정법률상담소)등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
문학평론가인 유종전교수는 소설을 통해 본 결혼과 사회와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가족이란 외로운 개인을 감싸주는 안식처로 인식돼오고 있는데 지나치게 미화돼 있었다는 것이 유교수의 주장. 이런 통속적인 가정관을 문학이 과감하게 깨뜨려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주고 있다고 했다.
유교수는 「입센」의 『인형의 집』이나 「톨스토이」의 『결혼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가정이 때에 따라서는 고통스러운 장소가 될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희랍비극에서도 아버지·어머니·형제를 죽이는 이야기가 많이 다루어졌는데 이것은 가족이 반드시 애정의 대상만이 될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개인의 행복을 이루자면 질서를 준다는 미명아래 묶여있는 가족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서로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주수교수는 결혼과 관계되는 모든 법률을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해나갔다. 김교수는 혼인법이란 선량한 풍속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했다.
금년말로 신고가 제한되는 동성동분 불호제도에 관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즉 많은 사람들이 동성동본끼리 결혼한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8촌 이내가 아닌 이상, 혈족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면 결혼이 가능하며 실제로 재판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부부간의 재산관계는 법률에 각자 자기재산을 가질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이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즉 결혼초에 부부는 서로의 재산관계 처리문제를 계약할 수 있는데 계약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재산을 서로 공유한다는데 애정을 찾기보다는 서로의 재산이 별개라는 인식을 갖고 건강한 방향으로 가정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결혼과 철학」에 관해 강연한 정대현교수는 여성이 결혼에 대하여 가질수 있는 태도와 남성이 결혼에 대하여 가질수 있는 태도가 비대칭적인 것이 문제라고 했다.
결혼이 진정한 사회의 한 단위로 의의를 부여받자면 일반적 생활양식이나 개념이 남성위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정법률상담소 엄신자씨는 상담을 통해 본 결혼관의 변화를 얘기했다. 엄씨는 최근 젊은이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일이 인생의 승리요, 명예에 관련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인 조건만을 갖추면 쉽게 결혼을 생각하고 결혼의 순수성도 결여되었다고 주장했다. 혼전관계는 물론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있으며 부모 모시기를 꺼리고 자녀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혼이란 애정에 바탕을 두고 인격적인 결합이 되어야할 것은 물론이고 자기나름대로의 뚜렷한 인생관·결혼관을 가져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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