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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신문 보기-2002년 6월 15일 40면] 뜨거웠던 여름, 2002년 월드컵 광고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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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오~필승 코리아~오오레오레 어이어이어이!”

2002년 6월 10일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렸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대한민국이 4강 신화를 이루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악으로 깡으로’ 공을 차는 축구 선수들의 모습에 전국민이 한마음이 됐을 뿐. 시청 앞 광장은 붉은 악마들로 가득 찼다. 월드컵 분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후끈’ 달아오른 여름이었다. 6월의 대한민국은 붉은색으로 꽉 차 있었고, 광고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광고들은 노골적으로 월드컵 마케팅을 펼쳤다. 신문, TV 할 것 없이 온통 축구 선수 일색이었다. 지금은 우리에게 푸근한 ‘아빠’로 더 친숙한 안정환. 그는 2002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꽃미남 외모와 ‘반지 세리모니’라는 트레이드마크까지 갖고 있던 그는 광고 모델로 ‘딱’이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호리호리한 모습과 잘생긴 외모 덕분에 배우 김재원과 함께 화장품 광고를 찍기도 했다.

안정환에 이어 광고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그는 ‘대한민국도 축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처음으로 인식시켜 주었다. 성공한 리더의 전형으로 자리 잡은 그는 주로 금융 계열의 광고를 찍었다. 때로는 엄격한 감독의 모습으로, 때로는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박지성 선수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며 ‘사랑해, 지성. 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대사를 속삭이던 광고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광고 중 하나다. 박지성은 이 광고에서 눈물 연기까지 선보인다.

홍명보 감독도 2002년에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채 광고에 등장했다. “명보는, 신세계로 간다”는 대사를 수줍게 말하며 웃는 모습이 풋풋하다. 12년 후 본인이 대표팀 감독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송종국, 이운재, 설기현 등 승리의 주역들이 대거 광고에 등장했다.

2002년에는 ‘축구’와 관련 없는 제품들까지 월드컵과 관련된 문구와 이미지를 사용했다. 한 아파트 광고는 골대를 뚫는 공 사진 위에 ‘고수익 투자, 슛~골인!’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또 다른 광고는 골대 앞에 자동차를 세워 놓고 ‘대~한민국, 1%의 빈틈도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1% 렉스턴’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2002년 이후 월드컵이 전 국가적 행사로 변모하면서 4년 마다 월드컵 시즌이면 관련 광고가 쏟아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와 인기를 끌었던 아이스크림 ‘돼지바’ 광고는 축구 경기를 배경으로 외국인의 해설을 우리나라 말인 것처럼 자막을 붙이는 재밌는 방법으로 제작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또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광고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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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록지 인턴기자 rokji12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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