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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인터뷰] "강남 재건축 빠른 속도로 허가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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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했다. 박 시장은 “지난 1기에 발표한 마스터플랜들을 차근차근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기 시정과 관련, “지난 1기에 발표한 마스터플랜들을 차근차근히 추진해갈 것”이라며 “무리하면 시정을 망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서울시청사 6층 집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다. 시장 재선 후 처음 한 인터뷰는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2기 때 ‘이것만큼은 꼭 해내겠다’는 것은.

 “너무 지나치게 ‘임기 중에 뭘 이루겠다’ 이런 것이 없어야 한다. 4년을 다시 부여받았으니 아주 차근차근하게 하겠다.”

 -1기 때 역점을 둔 것은.

 “채무는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고 갈등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비전을 만드는 것이었다. 8만 호의 공공임대주택 건설, 채무 감축 7조원이 가능했다. 그 예산으로 26%였던 복지 예산비용을 32%까지 올렸다. 친환경 무상급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반값등록금 같은 거대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강남 재건축 문제는 어떻게 접근할 건가.

 “‘통계적 파악’이 굉장히 중요하다. 강남은 빠른 속도로 재건축이 되고 있다. 잠실 5단지, 개포, 둔촌, 반포 쪽을 빠른 속도로 허가하고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속도가 빨라 (이사 가구가 늘면)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 전세대란이 안 일어나게 속도 조절을 해야 할 정도다. 개포 1~5단지 재건축에 대해선 처음 ‘30% 정도는 소형 건축을 짓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지역 분들이 처음에 ‘박 시장은 물러나라’고 플래카드를 걸었다. 그러나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소형주택을 더 지어달라고 하더라. 우리는 초기 단계부터 주민들이 말하는 여러 기준과 수익성을 어떻게 매치할지 사전에 판단하고 조정한다.”

 -강북 뉴타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장 시절 시작한 뉴타운 정책은 실패했다. 70~80%의 원주민들이 이사를 가야 하는, 강제 철거 상황은 안 된다. 그간 1단계로 출구전략을 써서 130군데는 이미 해제됐다. 돈의문 지역 등은 서울시가 지원을 해서 가고 있는데, (해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지역은) 임기 초반 빨리 해제하든 개발하든 확정하려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서울시장 자리는 어느 진영이나 정파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거다. 조 교육감과는 참여연대 시절 같이 활동했다. 인간적 관계가 있어서 협력적일 거다.”

 -자신을 진보주의자라 생각하나.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시민파다. 나는 이념의 포로가 아니다. 실용주의자이며 이상주의자다. 새누리당에서 공천심사위원장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양쪽 사람들과 가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계속 선거 때 정몽준 후보님이 색깔론으로 공격하니 안 먹힌 거다.”

 -선거 기간 중 박근혜 정권 심판론을 꺼내지 않았다.

 “세월호는 중앙정부 책임이지만 서울시라고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승리 요인이 어디에 있나.

 “상대는 집권여당 대표 지내셨지,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 하셨지, 큰 대기업 거느리고 계시고, 저하고 비교도 안 되는 분 아닌가? 다윗과 골리앗, 항공모함과 쪽배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아주 섬세하게, 행정의 수혜 계층이 지지를 뒷받침한 것 같다. 시대의 흐름, 시민 마음을 안고 있는 쪽이 이긴다.”

 -야당 지지층 외의 지지가 주효한 건가.

 “그렇다. 그건(행정수혜층) 정당과는 관계없는 거다.”

 -부인 강난희 여사 등 가족이 화제였다.

 “공인의 가족은 당연히 검증 대상이다. 다만 불법을 저질렀다면 모를까 프라이버시는 지켜져야 한다. 인신 공격 대상으로 삼는 건 정말 비열한 일이다. 나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봤다. 이건 병리적 사회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정치를 퇴행시키는 일이다.”

 -정몽준·고승덕 후보의 피해가 더 컸는데.

 “글쎄…. 그건 상대 후보가 제기한 문제가 아니잖나. 나는 한 사람의 남편으로 아내의 삶을 지켜줄 권리가 있다. (아내는) 나름 열심히 뒤에서 돕고 있었다. 내 얼굴 봐라, 좋지 않나? 가정에서 아내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강민석·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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