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절박함 속에서 찾은 승부수 15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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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준결승>
○·스웨 9단 ●·탕웨이싱 3단

제16보(152~169)=153에 이어 155가 묘한 올가미였다. 이로써 백을 잡았다. 관전자 모두를 감탄시킨 수순.

 스웨는 이 수순을 깜박했을 듯도 하다. 그럴 여지가 높은데 그만큼 어려운 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탕웨이싱 3단은 어렵지 않게 153, 155를 찾아낸 듯했다.

 이후 백A 이하 흑H까지는 백이 헤쳐 나갈 수밖에 없는 길로 곧 실전이었다. 그 실전 진행을 ‘참고도’에 실었다. ‘참고도’를 보자. 14(실전 169)까지 두어졌다. 이후 백이 반발한다면 백a 이하 알파벳 순이 될 것이다. 흑n까지 역시 백이 안 되는 그림이다

 탕 3단이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고 했지만 사실 말이야 쉽지만 10여 수 전부터 저 153, 155를 찾아내는 것이 가능할까. 어렵지만 가능하다. 프로의 정상급은 그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스웨는 읽지 못했다. 차이가 있을까. 공격하는 입장은 절박하다. 저 153, 155 연타를 찾는 것은 아마도 ‘절박함 속에서만’ 가능하다.

 수비하는 입장은 다른가. 프로들은 수비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상은 사방이 툭 트인 곳이라 아무 방향으로나 도망갈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보통의 인상(印象)이다. 인상은 추론에 앞서 판단을 미리 정해 두곤 한다. 차분한 성품의 스웨도 사람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 실전 156~169수는 참고도의 1~14수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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