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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백내장, 다초점·인공수정체 시술로 한 번에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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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S&B(에스앤비)안과 김준현 원장(오른쪽)이 백내장 수술 환자의 눈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퇴직 후 여행과 운동으로 노년의 삶을 즐기던 김동현(68·가명)씨에게 생각지 못한 불청객이 찾아왔다. 백내장이 발생한 것이다. 이미 노안으로 돋보기를 착용해오던 터였다. 노안에 백내장까지 겹치니 구름이 낀 것처럼 눈앞이 침침해 좋아하는 운동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김씨는 야간운전 중 흐릿한 시야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할 뻔하고 곧바로 수술을 감행했다. 노안·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는 수술이었다.

나이가 들면 눈 안의 볼록렌즈 모양을 한 수정체가 탄력을 잃는다. 초점을 조절하는 수정체의 능력이 떨어지면서 가까이에 있는 글씨나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압구정S&B(에스앤비)안과 김준현 원장은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나 책의 글씨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보인다면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노안의 발생 시기와 진행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이르면 40세 전후에 시작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20·30대에도 노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영구적인 카메라 인레이 삽입술

노안의 보편적인 해결책은 돋보기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도수를 높여야 하는 데다 활동에 불편함이 따른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노안이 있어도 참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노년의 삶의 질이 중시되고 수술기법이 발달하면서 노안 수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노안 수술은 재발 우려가 커 결정하기 어려웠다. 김 원장은 “예전에는 각막을 깎아 노안을 교정했는데 깎은 부위에 살이 다시 차오르면서 교정 효과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쪽 눈의 시력을 차이 나게 만드는 ‘모노비전’ 방식의 노안 수술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 눈이 노화되면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를 극복한 수술이 ‘카메라 인레이(Kamra Inlay)’ 삽입술이다. 지름 3.8㎜의 작은 도넛 모양의 렌즈를 각막에 삽입해 노안을 교정한다. 초점이 맞지 않는 빛은 차단하고, 초점이 잡힌 빛은 통과시켜 근거리·중간거리 시력을 회복시킨다. 각막을 깎지 않아 재발 우려가 낮고 효과는 평생 지속된다. 김 원장은 “카메라 인레이는 한번 수술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삽입 후 문제가 생기면 렌즈를 제거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은 20분 이내이며, 수술 후 봉합이나 안대가 필요 없다. 근시가 있다면 라식 수술 후 렌즈를 삽입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심한 약시·사시·황반변성·녹내장이 있는 사람은 시술에서 제외된다.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지는 백내장

노안과 더불어 백내장은 중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 중 하나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오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은 수정체에 노폐물이 쌓여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물체가 뿌옇거나 이중으로 보인다. 야간에 눈이 부시고 시력이 떨어져 운전하기 어렵다. 백내장의 90%가 노화로 인한 노인성 백내장, 나머지는 당뇨·외상·선천성아토피 등 질병에 따른 백내장이다.

 과거에는 수정체가 혼탁해 시력 감퇴가 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술을 시행했다. 현재는 백내장 초기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수술을 한다. 장기간 방치하면 수술이 어려워지고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인공수정체는 크게 단초점·다초점으로 구분된다. 단초점은 시력 조절능력이 없다. 근·중·원거리 중 하나만 초점을 맞춘다. 만약 원거리로 초점을 맞추면 멀리 있는 사물은 잘 보지만 신문·책을 볼 때는 돋보기를 써야 한다. 반면에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상을 모두 볼 수 있다. 스스로 알아서 초점을 조절해 망막에 상이 맺히도록 설계돼 있다. 김 원장은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시야가 혼탁한 것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시력까지 좋아져 안경을 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단 백내장 외에 다른 눈질환이 있거나 일반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 조절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환자는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S&B안과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아크리소프트사의 레스토, 칼자이스사의 리사, 렌티스사의 엠플러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도입해 환자별 맞춤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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