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난 갈수록 심화|중소기업·무역 업체가 심각|생산·시설 투자 위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의 금융 긴축 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의 자금난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반면 원자재 등의 각종 「코스트」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나 가격 규제 등에 따른 채산성 저하로 기업의 생산 및 시설 투자 활동이 최근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난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제조 업계보다는 무역 업계 쪽이 더 심각한 편이며 이 때문에 무역 업체들 중에 금융 연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의 긴축 정책이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앉게 되자 D전선·S사·K사 등 대기업들은 수요 확대에 대비한 시설 확충 계획을 늦추거나 축소 조정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긴축정책이 제조업 부문의 투자 활동을 지나치게 위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 공급 부족에 따르는 물자 수급 불균형을 보다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되고 있다.
특히 자금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앞두고 긴축을 계속할 경우 계절적 통화의 적정 공급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자금순환 구조에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과·제분·주류 등 내수산업과 가격 채산성이 안 좋은 철강·비누 업계 등이 특히 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섬·철강·화학 업계는 제품 가격의 현실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다가 금융 지원마저 여의치 않아 심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전자 부문은 수입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불원골, 그리고 기능 인력 부족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
계속적인 내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종의 생산지수는 77년말을 100으로 했을 때 10월말 현재 ▲석탄96.7 ▲제분70 ▲주류85.1로 떨어졌고 ▲합판101 ▲제당l05 ▲제지104.6 ▲판유리113.6의 미등에 그쳤다.
반면 전자·자동차·「타이어」 등은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어 전자는 작년 말에 비해 57.5%이상이 증가됐고 ▲자동차38.9% ▲제과36% ▲「타이어」33%의 신장을 기록했다.
공통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계의 대정부 요망 사항은 다음과 같다.
▲석탄업=철강재·「시멘트」·탄광용「파이프」 등 소요 자재의 특배 확대·탄가의 조기 인상
▲화섬=제품 가격 현실화,원료 관세율 인하와 원료의 정부 비축 확대
▲「시멘트」=시설 확장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확대와 연료 수송 대책의 확립
▲건설=주요 건축 자재 공급 확대·건설 기능공 양성
▲철강=제품 가격 현실화·수출 금융 제도의 개선 보강·원화 수입 금융의 강력 실시
▲제분=원료 도입을 위한 「유전스」 금융 기간을 현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전자=융자 기간 연장·원자재 공동 비축 강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