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카터의 달러 방위조치 이렇게 본다」|본사 특파원들이 타진한 각국 전문가들의 견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카터」미 대통령의 「달러」화 방어조치에 대해 각국의 금융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안목에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데 거의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 조처가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대부분이다. 다음은 이에 대해 본사 특파원들이 각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한 내용이다. <편집자주>

<일본-5. 6천억의 투기성 달러 흡수에 도움>
「후지오까·마사오」(일본 수출입은행 이사)=지금까지 미국은 통화안정 정책으로 「인플레」억제, 국제수지균형, 실업률 저하 등 경제의 「기초적 조건」을 중시, 직접적인「달러」안정책은 사실상 외면,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뒤늦게 지난 8월부터「달러」방위책에 적극 나서기 시작, 지난주에는 「인플레」대책까지 발표하는 등 「달러」안정대책에 나섰으나 그 대책이 소극적인 것이어서 국제 외환 시장에서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와 같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는 결의를 확실히 선언한 것이어서 「주시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3백억 「달러」를 배경으로 한 시장개입 자체도 매우 큰 압력이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구조적 「달러」불안 아래서는 단기적인 투기대책인「스와프」가 별로 의의가 없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중장기채 발행을 병용함으로써 5천∼6천억「달러」에 이르는 과잉이동성 흡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발표 그대로 실천된다면 국제통화질서 안정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프랑스-미국 내 인플레 해결 없인 실효 못 거둬>
「프랑스와·레나르」(불「르·몽드」지 경제논설위원)=「카터」는 결정적 방법을 택했다. 국제적인 「달러」의. 총동원일 분만 아니라. 국내적으로 반 인플레」조치이기 때문이다. 「달러」의 급락으로 인한 투기를 분쇄하고 미국내 산업을 둔화시킬 위험성이 있는 물가 상승에 대해 보다 결단성 있는 통제를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카터」의 이같은 「달러」구제조치는 즉효를 나타낼 것임이 분명하다.
「카터」는 시기를 적절하게 잡아 투기에 성공적인 공격을 가했다. 이와 병행하여 귀금속에 대한 투기에도 일격을 가한 것은 이중효과가 있다. 미국이 보유한 금의 매각을 배증시킨 조치가 1차 목표를 완전하게 성공시키기 위한 훌륭한 조치로 보여진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시장에서 돌연 「달러」시세는 상향곡선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런던」시장에서 금값이 「온스」 당 2백35 「달러」에서 2백20 「달러」로 떨어진 것은 이를 반증한다. 「달러」화 서독 「마르크」·「스위스·프랑」·일본「엔」화 또는「프랑스·프랑」과의 교환이 잠잠해졌을 만큼 「카터」의 조치는 「달러」신용회복에 성공적이다.
그러나 투기를 억제하는 것과 「달러」의 신용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만일 미국 내 「인플레」억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달러」방위를 위해 세계에 풀어놓은 3백억 「달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파리=주섭일특파원】

<영국-무역적자 줄이고 경제성장 둔화시켜야>
영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카터」미 대통령의 「달러」화 방위조치가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단편적 조치들처럼 위기를 뒤로 미루는 위험한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타임슨 지의 「데이비드·블레이크」논설위원은 이번 조치가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를 위해 쓸 수 있는 지원 사격용 탄약을 더 준비한 정도의 뜻을 가지기 때문에 그 효과는 아직 두고보아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블레이크」논설위원은 이번 조치가 효력을 내기 위해서 그것이 ▲「달러」화의 팽창세(현재 해외에6천억 「달러」가 유출되어있음)를 억제하고 ▲전반적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미국의 무역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쪽으로 작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런던·타임스」지는 실질적 기축 통화가 부재한 현재의 국제 통화체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설혹 이번 조치로 달러화 시세가 회복된다해도 큰 뜻이 없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서독은 국제 통화체제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기축 통화의 부재상태에 대한 해결책을 자국의 내부사정 때문에 애써 외면해오고 있는데 「달러」화 보호를 위해 극적인 구출 작업을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오래 미뤄온 본질적인 문제를 다같이 검토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제안했다. 【런던=장두성 특파원】

<서독-때늦은 처방. 유러달러 회수될지 의문>
서독경제계와 정계의 낙관론자들은 「카터」의 조치가 가장 과감한 정책으로 보고있다.
그 증거로「프랑크푸르트」외환시장의 「달러」시세가 1.72「마르크」에서 2일 1.86「마르크」로 급등한 것을 들고있다.
그러나 「디·벨트」「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통」지 등 권위지는「카터」의 정책이 「달러」방위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며 장기적인 조치냐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문들은 4천억「달러」애 달하는 「유러달러」 중 단기투기성자금을 제외한 얼마만큼의 「달러」가 이번 조치로 미국으로 희수 될지는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면서 재할인금리 1%인상과 EC 4개국 한도액을 3백억 「달러」로 책정한 것은 『최고의 투약』이긴 하지만 그 약효엔 회의적이다.
그 이유는 그동안 「달러」 가치의 하락은 『「공룡의 폐사」라는 치유 불가능의 공포증』을 수반하고 있었으며 지난8월 전년도비 80%의 EC역내 수출증가를 보인 서독의 수출액이 최근에는 이같은「달러」시세 하락으로 격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카터」의 정책이 이같은 중병을 치유하기에는 매가 늦은 것 같다는 반응. 【본=이근량 특파원】

<미국-이자율 인상은 경제성장 둔화시킬 뿐>
「카터」의 「달러」방위조치가 발표되자 보수적인 경제학자 「윌리엄·펠너」는 『긴축=프로그램」의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 3년 정도는 실시해야 하며 그 이후에 효력이 나타난다』면서 「카터」의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카터」의 조치에 대해선 비관적인 사람이 압도적이다. 특히 현행 이자율 8.5%를 단번에 9.5%로 인상한 조치는 은행 대출을 감소시켜 경제성장률을 더욱 둔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자율의 상승은 국제공산당보다 더 무서운 적』이라고 말한다.
「브루킹즈」 연구소의 경제학자 「조지·페리」는 『「카터」의 이번 조치는 80년대로 예상되던 공황을 더욱 앞당겼을 뿐』이며 미국은 당장 내년 봄부터 공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브루킹즈」연구소의「아더·오쿤」은 『공황이 소규모·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미국 산업의 성장률은 내년 2·4분기에 0, 3·4분기부터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번의 조치로 일시적으로 「달러」가치가 회복되고 「인플레」가 억제된다해도 「공황의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는게 중론이고 보면 이번 조치의 결과여하에 따라서는 「카터」의 정치 생명에까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김건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