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수석' 유인태, 인재영입위원장 맡은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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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13일 당직을 개편했다. 사무총장에 주승용(3선·전남 여수을) 의원, 정책위의장에 우윤근(3선·전남 광양-구례) 의원을 임명했다.

 주승용 신임 사무총장은 당내에서 ‘김한길계’ 인사로 통한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지사 후보 경선에 도전했지만 이낙연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법사위원장과 원내 수석부대표를 지낸 우윤근 신임 정책위의장은 범친노계로 분류된다. 또 전략홍보본부장엔 김재윤(3선·제주 서귀포) 의원, 수석대변인에 유기홍(재선·서울 관악갑) 의원, 김한길 대표 비서실장에 박수현(초선·충남 공주)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 송호창(초선·경기 의왕-과천) 의원을 앉혔다.

 눈에 띄는 인물은 유인태(3선·서울 도봉을·얼굴) 인재영입위원장이다. 유신 시절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민주화운동 1세대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친 중진이다. 20여 년 전인 14대 국회에 입성했다. 경력에 비해 다소 의외의 인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유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급에 맞지 않은 직책 아닌가.

 “내 전에 4선의 김영환 의원이 맡았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할 일도 없는 자리에 이름만 얹어놓으면 된다고 해서, 안 하겠다고 하기도 야박해 보여서 그러라고 했다.”

 - 재·보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 작업을 맡나.

 “인재 영입이라는 게 원래 총선 앞두고 수도권이나 취약지역에 참신한 인물 내세우는 거지 재·보선은 별로….”

 - 그럼 어떤 인재를 영입할 생각인가.

 “안철수 선생 영입했으면 됐지 또 누굴 ….”

 유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독특한 언사로 ‘엽기 수석’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하지만 ‘할 일이 없다’는 말과 달리 유 위원장은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는 게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이다. 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인 그는 김근태계 인사들과도 가깝고, 시민사회와 재계에 이르기까지 인맥이 넓어 마당발로 통한다.

 김재윤 의원과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7·30 재·보선을 앞두고 당의 선거전략을 총괄할 중책을 맡게 됐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체로 발탁되지 않고, 컬러가 중도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박광온 대변인은 “탕평인사가 기본 원칙이었다”며 “그동안 당직을 맡지 않아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분들의 힘을 모으도록 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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