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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협상의 재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결렬위기에 직면했던 「이집트」 「이스라엘」간의 중동평화협상이 중단 10일만인 11월1일 다시 열리게 되었다. 「캠프데이비드」협정에서 「시나이」철군문제와 「요르단」강 서안의 자치문제 및 양측간의 평화조약체결원칙에 합의한 두 당쟁국은 그동안 그 원칙의 구체적인 조약화를 위해 실무협상을 계속해왔다.
그러다가 「이스라엘」의 「베긴」 수상이 갑자기 점령지내의 유대인정착촌을 보강·확장하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협상은 결렬직전에까지 다다랐다.
「베긴」수상이 그런 폭탄선언으로 협상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직접적인 원인은 「해럴드·손더즈」미 국무차관보가 던진 발언 때문이었다.
「손더즈」 차관보는 『동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는 불법』이며, 『「요르단」강 서안엔 장차 「팔레스타인들의 통치권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발언내용은 물론 「카터」행정부의 공식적인 성명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베긴」수상으로서는 그냥 묵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터」 미국대통령의 중재노력이 주효하고, 「이집트」 역시 조기국교수립에 양보해옴으로써 회담은 파국 직전에서 일단 위기를 넘기긴 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시나이」 반환과 「이집트」-「이스라엘」간의 단독강화만으로 중동에 명실공히 평화가 찾아올 것으로 볼 수 있겠느냐 하는데에 있다.
지금 「사타트」 대통령의 「요르단」강 서안 처리방안은 강온 양파를 막론하고 「아랍」세계 전체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는 10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면서까지 반 「사다트」공동행동에 합의했고, 21개 「아랍」 연맹국과 PLO의 외상회의에서도 「사다트」에게 협상포기를 요구하면서 「팔레스타인」 주권 회복을 재확인하고 나섰다.
심지어는 온건파인 「요르단」왕과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사다트」의 독주방식을 경계하면서 「협상인정」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의 반발 명분은, 「캠프데이비드」 협정이 규정한바 「요르단」강 서안의 처리방안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궁극적인 주권회복여망에 등을 돌렸으며, 그 문제에 관해 지극히 불투명한 구석을 그대로 둔 채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리아」의 구령인 「골란」 고원의 반환과 동「예루살렘」 성지 반환문제 역시 외면당하거나 배신당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랍」의 여타국들, 특히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이스라엘」만의 단독강화가 어찌 중동전역의 다변적 강화로 동일시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이런 강경 「무드」와 때를 같이해 「요르단」강 서안 현지의 「아랍」인 지도자회의 역시 「사다트」의 「머리 너머 흥정」방식과 「캠프데이비드」협정의 자치방안을 『절대적으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개중의 「베들레헴」 시장 등 몇몇 친 「요르단」계 온건파는 다소 긍정적인 태도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그들 역시 「후세인」왕이 협상인정을 보류하는 한 「사다트」의 독주를 지지할 수는 없는 처지다.
그리고 「나불루스」 시장 등 상당수의 친PLO계 강경파는 여전히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에의 지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동향을 두고 볼 때 「워싱턴」의 평화협상은 자칫 「사다트」와 「베긴」간의 불완전한 단독 평화로 귀결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중동전성의 완전 평화로 직결된다고 낙관할 수는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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