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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분야 도입 기술 대부분이 낙후된 것|미국 기계 용역단 21개 기업 진단 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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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나라의 기계분야 도입기술이 대부분 낙후된 기술이며 공구의 부적합, 공구나 기기 이용 기술의 부족 등으로 제품의 정밀성과 균일성을 기대하기 힘들 뿐 아니라 생산성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 과학기술 연구소(KIST)가 미국의 기계전문가 15명을 초청, 지난1일부터 한달간 대우 중공업을 비롯한 전국 21개 관련기업체의 기계생산 기술지도 결과 지적되었다.
이 기계기술용역 조사단(단장「J·에리슨」=미국 HRM용역회사사장)이 31일 밝힌 우리 나라 기계공업의 문젯점은 다음과 같다.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기계시설과 기술제휴로 들여온 기술가운데 20∼30년된 낙후기술이 많으며 설계도면 등 최신기술도 완전하지 못한 것을 많이 들여오고 있다.
Y·P·H사 등온 낙후기술을 도입해 놓고도 그 사실을 모르고 아직도 최신기술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조 금형의 설계에 있어 최소한 2단계, 즉 중간단계와 완전단계를 거쳐야하는데도 일본기술자들은 중간 단계의 설계기술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적당히 해버림으로써 재료의 손실이 크고 불량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기계나 공구의 정확한 사용법과 공정을 모르고있다.
예컨대 C 사에서는 공작기계의 생명인 「베어링」을 끼워 넣을 때 외부는 가열해 늘려주고 내부는 얼러서 줄여 끼워 맞추는 방법을 쓰지 않고 「플래스틱」망치로 때러 끼움으로써 「베어링」과 주축을 같이 상하게 해 「베어링」의 수명과 제품의 정밀도를 낮추고 있으며「드릴·포인트」연삭기의 사용법을 몰라「드릴」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또 S기계(서울 영등포)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한「밀링」기계를 반대로 사용해 마모가 심했는데도 일본회사에서는 3번씩이나 「애프터·서비스」를 하면서 이 사실만은 지적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체로 기계 자체는 우수해도, 기술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았으며 절삭의 경우기계는 미국과 같으면서도 제품은 60년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값비싼 최신 공작기계의 설치공사가 부실하고 정비기술이 없어 예방정비를 않고 있으며 응급 조치만으로 기계를 가동함으로써 기계 수명이 미국의 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무리한 가동으로 제품의 질이 떨어지고 균일성이 없어 국제시장에 내어놓을 만큼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기대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이 조사단은 기업의 지도층 인사 몇 사람이 기술을 안다고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특히 대기업일수록 기계를 조작하는 공원이나 기술자의 수준이 낮거나 고르지 못한 「위험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이로 인해 작업능률의 저하는 물론 기기의 파손 우려가 많으므로 이들에 대한 조직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과 재훈련이 병행돼야한다고 건의했다.
또 적정 기술도입을 위한 선별능력을 향상시켜야하며 적절한 공구의 선택과 사용기술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번 기술지도를 맡은「에러슨」용역단은 일본공작기계 공업현황 분석과 육성책(60년), 자유진영 기계가공기술의 공산권 유출 방지책(60년), 「폴란드」기계제작기술 향상지도(65년) 등을 수행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용역업자로 단장 「에리슨」씨는「록히드」항공회사 기계기술고문과 미국공작기계 판매자 협회회장을 지낸 기계제작과 공작기계의 전문가 이미 단원 중에는 정밀가공 저밀도향상 전문가인 「제임즈·브리언」, 「프레스」기계전문가인「F·벨」씨 등이 포함돼있다.
이 기술지도사업은 정부 예비비 2억8천3백만원으로 수행되었는데 한국 측 기술자문단장 한준석씨(KIST감사)는 『정부의 지원아래 기계공업회사들에 대한 이같은 기술지도 사업은 매년 실시할 예정이며 내년 중에는 이를 전담할 상설기구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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