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도권 전철화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수도권의 지하철 3, 4, 5호선을 내년부터 착공, 오는 85년까지 완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하철의 증설은「버스」위주의 대중교통「패턴」을 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바꾸고 기존지하철 및 전철의 효용성을 증대시켜 교통체제를 입체화시킨다는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할 과제다.
사실 서울의 교통난은 모두가 일상적으로 느끼고 있듯이 매우 급박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아침저녁「러시아워」에는 전체 교통인구의 38인 3백40만 명이 일시에 몰려 혼잡을 빚고, 정원 60명인「버스」에 1백50여명을 마구 태워도 30만 명이 제시간에 차를 타지 못하는 격심한 교통난을 유발하고 있다.
여기다 비좁은 도로에 수반되는 차량의 정체, 이들 차량이 내뿜는 매연 등은 도시기능 자체를 위협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이러한 교통난은 전체 교통인구의 60%가 수송수단의 5.2%에 불과한 5천4백70대의「버스」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도로비율마저 13%에 지나지 않는 등 비합리적인 도로교통 여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중교통시설이 물리적·경제적 한계성으로 인해 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승객 1인 lkm당 교통효율을 도로점유면적을 기준으로 볼 때 지하철은 0.11평방m인데 비해 승용차는 3평방m, 「버스」는 1평방m이다.
「버스」는 지하철의 9배, 승용차는 28배의 도로용지가 소요되는 셈이다.
시간당 속력도 지하철은 40km인데 비해「버스」는 14km(종로의 경우)로 지하철보다 2.8배나 느리다.
결과적으로 지하철은 교통공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데 반해 현재의 서울과 같은 「버스」위주의 수송체계는 지극히 비경제적임이 자명하다.
게다가 지하철은 노면교통에 비해 사고가 거의 없는 안전 수송수단이다. 동시에 지상의 인파를 지하로 흡수하여 복잡한 도시교통을 완화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매연·소음 등 공해요인까지 해결해주는 이점을 갖는다.
그러나 이런 이점을 갖는 지하철도 도심주변의 환상대와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존 종로선의 수송량이 전체 교통인구의 5.8%에 그치고 있는 실태가 이 같은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철 3, 4, 5호선 건설은 79년 또는 80년 초에 따로 추진키로 한 순환전철화사업과 보조를 같이 하여 완공시기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아무리 지하철이 완공됐다해도 연계교통체계의 완성이 늦어진다면 그 효과의 발생도 그때까지 미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되는 지하철 3, 4, 5호선의 노선이 순수한 교통정책적 차원에서 추진되지 못하고 도시 재배치계획에 따른 인구분산의 방편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인구분산이 저해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교통불편 때문이 아니라 첫째는 강남을 비롯한 주변일대의 비싼 땅값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행정기능의 강북집중화 현상임을 부인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구분산을 위해 지하철노선을 강남 등 변두리로 집중시키겠다는 사고는 본말을 전도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겠는가.
교통문제가 교통 외적요인에 의해 좌우될 때, 교통소통의 원활이란 본래의 효과는 그만큼 얻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지하철 3, 4, 5호선의 건설이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 건설되도록 노력하는 것과 동시에 그 효율성이 저해되는 사태가 없도록 세심한 배려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