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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클린 컴퍼니로 제2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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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8일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SK그룹이 '제2창업'을 선언한다. 최태원 SK㈜회장의 구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SK는 이날 용인 연수원에서 손길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사 50주년 기념세미나를 갖고 이번 위기를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한 제2창업의 전기로 삼자는 각오를 다질 예정이다.

당초 워커힐 호텔에서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던 기념행사는 모두 취소됐으며,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최종현 회장의 선영방문도 연수원에 있는 동상참배로 대신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회장이 구속될 때부터 창립행사를 간소하게 치르기로 결정했었다"며 "새로운 SK로 거듭난다는 선언적 의미를 갖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이날 '시장과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의 투명성과 가치를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모토와 함께 ▶글로벌 컴퍼니로의 도약 ▶생명과학.중국사업 강화▶전문.독립경영체제의 정착 등 3대 발전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1953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로 출발, 80년대 유공(현 SK㈜), 90년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등 두 차례의 결정적인 공기업 인수를 통해 현재 60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서열 3위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재의 SK는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모기업인 SK글로벌이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는 등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SK는 이번 사태로 19조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이 15조원대(지난달 말 기준)로 줄어들고, 대외신인도와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사태발생 직후 곧바로 손길승 회장 중심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글로벌 사태의 불똥이 주력 계열사인 SK㈜와 SK텔레콤으로 번지지 않도록 서둘러 방화벽을 쳤다. 그 결과 시장과 투자자의 불안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심각한 위기국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창사 50주년에 맞춰 3대 발전전략을 내건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의 발단인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대폭 강화해 전문.독립 경영인 체제를 완전히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황두열 SK㈜부회장.김승정 SK글로벌 부회장.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등이 손길승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톱 체제하에서 각개약진을 통해 계열사별 역량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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