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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표기의 통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문교부는 오는 6일 「국어심의 위원회」를 소집해 논란중의 외래어표기법중 장음표기에 관해 최종적인 단안을 내리기로 했다 한다.
이 문제가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초로 거론된 것은 지난76년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 현행 문교부 외래어표기 방식의 모순점을 지적하고서 부터다.
편협측은 당시 문교부의 표기방식이 채택하고 있던 장음표기와 파열음 종성표기 및 일본어 표기방식이 너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그 자체적인 제일성 마저 결하고 있음을 지적한바 있다.
그후 파열음 및 종성의 경우는 숱한 논란을 거듭한 끝에 얼마 전에 최종적인 단안이 내려졌다니 일단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장음표기에 관해서는 아직도 이렇다할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해 그 결과가 어떻게 낙착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에 본란은 편협측이 제시한 표기방식의 편리성과 합리성을 다시 한번 주지시킴으로써 앞으로 있을 심의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문교부측의 장음표기방식에 의하면 NEWS는 「뉴스」가 아니라 「뉴우스」요, START는 「스타트」가 아니라 「스타아트」로 써야하도록 돼 있다. 이러한 표기방법은 그 명분으로 「원음충실화」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는 우리말의 체계에 어긋나는 불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편협측의 주장이다.
우리말에도 눈(안)은 단음이요, 눈 (설)은 장음이나 똑같은 「눈」으로 표기하고 있지 눈 (설)을 「누운」으로 쓰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START를 「스타트」로 표기하더라도 그 발음만은 「스타아트」라고 길게 하기로 약속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굳이 「스타아트」라고 옮겨 쓴다는 것은 공연한 혼선만을 일으키기 쉬운 것이다.
이런 번거로움말고도 현행 문교부측 표기방법은 그 자체적인 획일성마저도 결여하고 있다.
똑같은 MONTGOMERY도 지명에는 「몬트거메리」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인명의 경우는 「몽고메리」로 되어있다. 또 IDAHO라는 지명의 경우도 문교부 편수자료 3집엔 「아이다호우」라고 되어 있는데 4집에 가서는 그냥 「아이다호」로 되어있으니, 이런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EDWARD의 경우도 문교부방식에 충실하려면 마땅히 「에드워어드」로 했었을 법 한데도 이것을 그냥 「에드워드」로 해버렸고 WORDSWORTH도 「워어즈워어드」가 아니라 「워어즈워드」다.
이런 예외에는 물론 그 나름으로의 「이론적 설명」이 없진 않겠지만 어떻든 일반국민이나 학생들이 일일이 알아서 쓰기엔 너무나 비실용적이고 복잡하다.
반모음의 표기에 있어서도, URUGUAY는 「우루과이」로 BOURGEOIS는 「부르좌」로 해야 알기 쉽고 읽기 쉬우며 원음에 가까운 것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굳이 「우루구아이」 「부르지와」로 표기한다는 것은 그 어떤 「이론적 도식」에는 맞춰질지 모르나, 원음에 충실한 것도 아니요,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을 자칫 잘못 읽는 수도 생겨날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문젯점들을 돌아볼 때, 현행 문교부측 표기법은 편협측의 주장을 십분 참작하여 국민편의위주로 합리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문교부의 입장에선 교과서 개정 등 여러 가지 난제가 물론 많겠지만, 차제에 장음표기의 합리적 재조정을 깨끗이 마무리 지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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