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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1명 추가 수습…"선원들 보고도 그냥 탈출, 다친 조리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월호 사고가 나고 52일째인 6일 오전 조리사 김모(61)씨의 시신이 수습됐다. 세월호 선원들이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도 그냥 놔두고 탈출했다"고 했던 바로 그 조리사다.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8시 3층 배 뒷편 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김씨의 시신을 찾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안에서 시신을 수습한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16일만이다. 전날에는 침몰 지점에서 40.7㎞ 떨어진 곳에서 일반인 탑승객 조모(47)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로써 세월호 희생자는 290명, 실종자는 14명이 됐다.

김씨의 시신은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했다. 진도체육관에 있다가 달려온 31세, 29세 두 딸은 시신을 확인한 뒤 "우리 아버지 어떻게 해요"라며 통곡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도 함께 와서는 "우리 가족도 꼭 돌아올 것"이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작은 딸은 "탕수육 같은 것을 늘 만들어주시고 딸들이 자신을 닮아 요리를 잘한다며 자랑스러워하시던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자매는 사고 소식을 듣고도 처음 10일간 진도에 오지 못했다고 한다. 동생은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선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다른 희생자·실종자 가족 볼 면목이 없었다"고 했다. 자매는 뒤늦게 진도에 온 지 40여일 만에 아버지를 만났다. 김씨와 관련, 선원들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조리원 2명이 부상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봤으나 그냥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구조·수색에서 배제" 주장=사고 초기부터 구조·수색작업을 했던 한국해양구조협회 소속 10여 명 민간 잠수사들은 이날 해양경찰에 "다시 구조·수색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에 따르면 풍랑 때문에 지난 1일 수색을 중단했다가 4일 재개했으나 이들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쓰던 개인 소유 바지선이 철수해 선체 절단 작업을 맡은 88수중개발의 바지선을 이용하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회 측은 "해경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공식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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