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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공포 수년간 계속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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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홍콩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지난 5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인한 추가 사망자가 보고되는 등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스가 최소한 수년간 전세계에 창궐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당국은 "사스는 올해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매년 출현했던 질병"이라고 주장해 이 병을 둘러싼 의혹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스가 앞으로 저절로 소멸될 것인지, 아니면 에이즈 같은 재앙이 될 것인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스에 대한 전면적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스의 가장 불길한 점은 지난 2주간 홍콩에서 환자가 네 배나 늘어난 것처럼 감염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다. 또 지금까지 감염자 중 상당수는 직접 접촉으로 감염됐지만 공기를 통하거나 오염된 물건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홍콩 등 세계 10여개 국가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사스 퇴치를 위한 연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측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줄리 거버딩 소장은 6일 "사스와 과학자들이 지금 치열한 경주를 벌이고 있다"면서 "만약 바이러스가 과학자보다 더 빨리 달릴 경우 우리는 어려운 장기전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리리밍(李立明) 주임은 "지금까지 발생한 사스는 모두 17개 유형이 있으며, 이번 사스는 원인불명의 새로운 사스"라며 "과거 사스의 사망률이 4%인 데 비해 이번 사스의 사망률은 3.8~3.9%로 오히려 낮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과거 사스가 일정 기간 퍼졌다가 자연히 수그러든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유형으로 재발한 것인지 등은 분명치 않다.

6일 현재 사스 감염자는 30여개국의 2천6백3명, 사망자는 90여명으로 늘어났다. 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핀란드 출신의 페카 아로 국제노동기구(ILO) 기능개발국장이 5일 숨졌고 홍콩에선 세 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왔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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