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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측, 고승덕 고발 … 마지막 날까지 난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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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은 투표 하루 전날인 3일 밤늦게까지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특히 후보 간의 ‘네거티브 선거’ 양상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후보가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보수성향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가 자신의 딸이 올린 글을 놓고 같은 보수성향 문용린 후보의 ‘정치 공작’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문 후보 측은 이날 고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 후보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 후보의 딸이 ‘누구로부터도 영향 받은 게 아니다’라고 했는데도 고 후보가 공작 정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전날(2일) 기자회견에서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를 겨냥해 "통합진보당의 정책에 동조하는 교육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 고 촉구했다.

 고 후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는 최악의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문 후보와 조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조희연 후보는 내 아들을 이중국적자이자 병역기피자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문용린 후보도 ‘아버지도 딸도 패륜’이라면서 나를 세월호 선장에 비유했다”며 “거짓 문제 제기로 선거판을 흐려놓고 정책선거를 주장하는 위선자가 교육감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하철 쌍문역 일대에서 출근길 인사로 시작해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교육격차 해소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혁신교육지구’ 지정 ▶일반고 1곳당 5000만~1억원 지원을 공약했다.

 보수성향 이상면 후보는 문 후보 비판에 집중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서울교육은 ‘관피아(관료 마피아)’ ‘교피아(교육 마피아)’ 등 교육관료, 특정 학연을 기반으로 한 인맥으로 병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선 교육청 공무원이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빚어졌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교육청 장모 공보담당관(4급)이 공무원을 포함한 지인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 후보를 ‘꼼수의 천재’라고 표현하는 등의 글과 관련 기사의 인터넷 주소가 담겼다. 이에 대해 장 담당관은 “지인 10여 명에게 관심 가는 정보를 공유하려고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기교육감에 출마한 진보성향 이재정 후보는 성남 중앙시장 등을 찾아 혁신학교 확대 방안 등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오후 10시 안산 단원고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행사를 끝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보수성향 조전혁 후보는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세가 강한 부천 등 경기 서부권을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한만용 후보는 조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이날 사퇴했다.

 투표가 임박하자 17개 시·도 교육감선거의 보수·진보 진영 간 ‘성적표’에 관심이 쏠렸다. 2010년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선 서울·경기·광주·전남·전북·강원 등 6곳에서 ‘친(親) 전교조’ 성향 교육감이 당선됐다. 교육계에선 현재 서울·경기·인천·부산·세종·충북·충남·제주 등 8곳은 보수와 진보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머지에선 보수 후보가 유리한 곳이 5곳, 진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분류되는 곳이 4곳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보수에 비해 후보 단일화가 순조로웠던 진보 후보들이 2010년 선거 때보다 당선자를 더 많이 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천인성·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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