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식품 시판호조|비싼값에도-날개 돋친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5월 발표된 수입자유화 품목에 끼였던 몇몇 식품과 가정용품들이 최근 시판되기 시작, 상당한 인기를 끌고있다.
서울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하여 몇몇 식품점에 나와있는 수입품들은 미국「거버회사」제품의 유아용 식용과 이유식, 미국과 대만 산 과실(「파인애플」등) 통조림·그리고 가정 용품으로 고무장갑과 정수기·「카피트」 얼룩지우개·접착제와 고무「테이프」등 아직까지는 극소수의 시험 종목들.
그러나 지난17일부터 이들 수입상품을 팔기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하루매상 80만∼90만원 정도로『예상외의 판매』라고 담당자들도 놀라고 있다.
특히 생후 3개월에서 첫 돌까지의 유아식품들이 큰 인기를 모아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아기와 함께 수입상품 「코너」에 나온 어느 주부는 『값은 좀 비싸지만 안심하고 먹일 수 있을 것 같아 산다』고 말했다. 국산의 종합이유식 5백g짜리가 9백50원인데 비해「거버」의 야채와 닭고기 섞어 간 것이 2백13g에 4백70원이므로 약간 비싼 편.
그러나 「외제수입품」이라는 딱지까지 붙어 대부분의 주부들에게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판매자들은 분석했다.
더우기 최근 물가인상「러시」로 비누나「스타킹」등이 벌써부터 달리는 곳이 많자 『오르기 전에 사두자』는 심리까지 작용하여 이들 수입상품엔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오히려 국내상품의 속임수나 품질·가격 면에 자극을 줄 수도 있지만 그러나 아직은 같은 값이라도 외제를 쓰겠다는 소비심리가 커 국내 상품에 타격이 클 것 같다』고 경제학자 박혜경 박사(숙대교수)는 말하고 이것이 자칫 국내물가까지도 올리는 작용을 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