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한불 사전』 곧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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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 최초의 『한불 사전』이 오는 30일 출간된다.
그 동안 특히 불문 학계의 숙원 사업이었던 이 『한불 사전』은 지난 70년 한국 불어불문학회 (회장 김용훈)가 편찬 위원회를 구성, 72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이래 7년만에 완성된 것으로 총 1만5천여 단어를 수록하고 있다.
원래 한국 최초의 한불 사전은 1백여년 전 구한말 「프랑스」 선교사들이 글자 풀이로 내놓은 「한불 사전」을 꼽을 수 있지만 이것은 당시의 간단한 단어장 정도여서 전혀 실용성이 없어 일반화되지 못했다.
이번의 첫 본격적 한불 사전 편찬에는 지난 70년 역시 불문학회에서 펴낸 『불한 사전』에 참가하지 않았던 불문학회 회원 교수들로 안응렬 (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김영호 (외대) 남궁연 (성심대) 남평우 (숙대) 민희식 (이대) 방곤 (경희대) 서정철 (외대) 원윤수 (서울대) 이진구 (작고·이대) 정지영 (서울대) 조규철 (외대) 조홍식 (성균관대) 하동훈 (숙대) 홍순민 (아주공대) 홍승오 (서울대) 교수와 「프랑스」인 「로제·르베리에」 (한국 명 여동체·외대) 교수 등 모두 16명이 참가했다.
72년 봄부터 집필에 들어갔는데 76년 봄에 총 3만장에 달하는 원고를 완성, 안응렬· 「르베리에」 교수가 전체 교열을 담당했다.
『올 봄까지 하루 평균 15명이 10개월간 꼬박 10교까지 교정 작업을 했다』고 김영호 교수는 이 사전 편찬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사전 편찬 기금으로는 문교부에서 5백만원 (71년), 프랑스 정부 보조 7백만원 (72년)과 국내 기업계에서 1천여만원의 보조를 받아 총 2천5백여만원이 투입됐다.
이번 『한불 사전』은 불어불문학 전공 학생·교수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특히 외국인들의 한국학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한자와 고어를 특히 많이 넣은 것이 특징. 이희승 국어 사전으로 우리말을 통일하고 동아 출판사간을 비롯한 국내 한영 사전에 국문학자 강신항 교수 (성대)가 이러한 고어를 추가했다.
특히 원고를 완성하고도 출판사마다 『수익성이 없다』고 거절해 작년 가을 외국어대 출판부에서 맡기로 했다.
오는 30일 신일 인쇄사에서 나올 이 『한불 사전』은 큰 글자로 된 「데스크」판 5백부 한정판 (정가 1만5천원)과 8P 활자의 「포킷」판 (정가 5천원) 초판 5천부. 외대 측에서는 현재 국내 불어 인구로 고교생 4만여명, 대학생 4천여명 등을 꼽고 여기에 일반 무역 업계까지 합친다면 이 초판이 3년 이내에 흡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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