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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병원 생존능력을 시험하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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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중앙포토

병원이 태동했던 1940년대, 의료법인제도가 도입된 1970년대, 전국민의료보험이 시행됐던 1980년대를 지나 2000년대부터는 의료서비스가 산업화된 시대를 맞았다. 병상수는 1949년 3868병상에서 2012년 39만 2500병상이 됐다. 1000명당 병상 수는 1980년대 1.7개에서 2010년 8.1병상(OECD평균 4.1병상)으로 급증했다. 과거에는 OECD평균 병상수의 3분의 1에 그쳤지만 현재는 두배에 가깝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의료환경 속에서 성장정체기에 접어든 병원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에게 병원경영의 실태와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들어본다.

지금은 생존능력 시험하는 시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2013년 1분기 진료비통계지표를 보면 종합병원과 의원급에서 환자 수는 뚜렷하게 감소했다. 종합병원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5%, 의원은 –6% 감소했다. 요양급여비도 종합병원과 의원급에서 각각 –5.7%, -1.6% 감소했다.

병원경영에 영향을 준 주요 정책으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과 종합병원 7개 질환의 DRG시행,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CT•MRI•PET의 수가인하, 4대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요인이 꼽힌다.

특히 영상장비의 수가인하로 연간 1117억원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등이 급여화되면 지금처런 비급여로 수익을 충당하기 어려워질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 51개 종합병원장과 전문병원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는 의료환경변화에 따른 병원 경영이 더 나빠질것으로 전망했다. 포괄수가제와 수도권 집중현상, 전문병원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병원의 CEO들은 재무건전성 확보와 비전, 발전계획, 의료진확보, 전문분야확보, 인력적정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병원 경영극복 사례 짚어보니

일본 병원도 의료환경 변화에 발맞춰 경쟁력을 고민했다.이에 일본의 중소병원은 병원 기능을 세분화했다. 지역중심형병원과 전문병원, 외래중심병원, 노인수용형 병원 등이다.


이들은 기존 경영방식에 구애되지않고 위기감을 전직원이 공유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개혁에 반영시켰다. 비용 절감에는 한계가 없다는 인식 아래 일하는 실적에 따라 임금체계를 구축하고 전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100대 성공병원 경영진은 어떤 전략을 갖고있을까. 미 iVantage 사는 미국 4400개 병원에 대해 수요와 경영, 임상결과, 재무성과 등 8대 항목을 분석했다. 그결과 몇가지 공통점이 도출됐다.

집중해야 할 것이 어느분야인지 알고 전략을 세우며, 이를 수행하는데 모든 행동을 집중한다. 모든 구성원이 재무지표에 대해 알고,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하며 정책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한다. 외부의 성공적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그들과 협력관계를 만들어간다.

구성원과 재무지표 공유하고, 우수병원과 전략적제휴 맺어라

국내병원에도 성공사례가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이다. 열정보다 중요한건 없다는 명제 아래 수술방을 차지하려고 선의의 경쟁을 하고, 한 분야만 특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인공관절수술법에서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플러스알파가 있는가? 란 질문에는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 틀에박힌 친절보다 진정성을 위해 관리자 급에서 민원을 해결하는 토론대회가 열린다. 직원간 서열보다 의사소통을 중시해 잘못된 점은 자유롭게 병원장에게 건의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변화를 위한 대안은 환자경험관리에서 시작한다. 고객과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경험관리의 목적을 만들면 우호적인 고객의 반응을 극대화할수 있다. 일시적으로 고객을 창출하는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관리해나갈때 평생고객을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창의적인 방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진료를 제공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서비스를 개선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모형은 없을까. 서비스 중 감소돼야 할 요소를 짚고, 당연한 요소와 서비스 중에서 제거돼야 할 요소를 찾아본다.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중 새롭게 제공돼야 할 요소와 제공의료서비스에서 표준 이상으로 제공돼야 할 가치와 요소를 찾는다

수익성을 분석하고 타병원을 벤치마킹한다. 이를 통해 개선할 기회를 발굴하고 프로세스를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한다. 성과제도와 임금을 연계하는 건 의료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진료과의 목표관리는 아래로부터의 전략 수립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할수 있다. 비전-전략-예산-평가시스템이 통합돼야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할 수 있다. 병원의 진료패턴을 표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균 실장은 "의약분업 이후 지난 10년 변화는 향후 10년을 준비해야하는 기점“이라며 ”빅5가 절대적으로 팽창하고 의료공급체계는 양극화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개원가에는 불황이, 중소병원에는 경영의 위기가 왔다. 공급은 과잉되면서 의료비 증가속도와 충돌한다. 새로운 의료공급체계와 경영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이에 이용균 실장은 병원 CEO의 실천과제를 짚었다

그는 "병원장과 간부 직원이 경영 이해도를 높여야하고 병원의 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병원의 전문 영역은 한두개 진료과로 한정해 육성하고 병원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차별적 마케팅이 필요하다. 의료진 보상체계는 성과급 위주로 구축한다. 국내 우수병원과 전략적으로 제휴관계를 맺는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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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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